침체된 국내시장에 비해 해외건설 시장은 성장세가 멈추지 않는 시계와 같다. 해외건설은 8월 말 현재 411억달러로 지난해 전체 수주액의 63%를 넘어섰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목표인 700억달러를 넘어설 게 확실해 보인다.
신흥국 발주처 등 초청 행사 기회 삼아
정부와 산업계가 해외건설 시장 확대에 기대를 거는 것은 국부와 국민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건설 수주가 소수의 대기업에 편중돼 있어 진출기업 수를 늘려야 하는 것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정부가 목표하는 연간 1,000억달러 수주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중소기업 수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미다.
해외시장에 진입했거나 준비하는 중소건설업체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정보 취득과 발주처와의 인적 네트워크 구축 빈곤이다. 해외건설 확대를 주관하는 국토교통부가 중소기업의 이런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지난해부터 신흥국 발주처와 다자개발은행(MDB) 관계자들을 대거 초청하는 글로벌 인프라 협력 컨퍼런스(GICC) 행사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첫 행사로 효과를 실감한 당국이 올해는 이 행사의 초청국가를 더욱 늘려 이달 17~19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가 애써 마련한 기회임에도 중소기업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발주처가 방한하는 것과 우리 기업이 발주기관을 방문하는 것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초청에 응하는 발주처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일종의 탐문이고 관심이다. 이들에게는 한국건설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비친다.
과거 5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건설된 도로와 철도, 공항과 발전소 등은 이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된다. 이 같은 사실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고 국내 건설사와 얘기를 나누고 싶어서 방한하는 것이다. 결국 그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방한하는 셈이다.
반대로 중소기업이 진출하고자 하는 상대국을 방문해 발주처를 직접 대면하기는 극히 어렵다. 그들이 필요할 때 우리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 대응한다면 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네트워크 구축해 중기 진출 늘려야
정보의 힘은 얻는 데 있지 주는 데 있지 않다. 얻은 정보를 시장으로 연결해 상품화시키는 것은 순전히 기업의 몫이다. 취득한 정보를 분석해 시장으로 연결하는 전략의 핵심은 상대방과 연결고리를 만드는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가 정보의 취득과 전략적 이용, 이를 위한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한꺼번에 할 수 있게 만드는 기회임을 기업들은 알아야만 한다.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한계는 분명하다.
아무리 좋은 기회라도 활용하지 못하면 화려한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 초청행사의 상품적 가치를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이를 독려하는 정부와 주관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