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개인 재산 기부가 어리석은 행위다?



중국 3대 재벌 중칭허우 와하하그룹 회장, 기부는 쉽고도 어리석은 행위 오지 돌아다니며 공장 짓고 일자리 창출 하루에 용돈 20달러. 2갑의 담배와 차 몇잔이 전부 자선왕으로도 불리는 천광뱌오 황푸투자그룹 회장 등 중국계 재벌들의 사후 개인재산 전액 사회환원 약속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 같은 기부행위를 ‘쉽고도 어리석은 행위’라고 지적하는 중국 갑부가 있어 주목을 받고있다. 주인공은 중국 굴지 음료회사인 와하하 그룹의 중칭허우(宗慶後ㆍ65) 회장. 포브스 잡지에 한때 120억 달러의 재산 보유자로 중국내 최고의 부자로 선정된 중 회장은 “진정한 사회 기여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아니라 부를 창출하는 것이다”고 강조한다. 기부행위가 당장은 멋있어 보일 수 있겠지만 보다 의미 있는 것은 어려운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공장을 지어주고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그는 역설한다. 지난해 10월 자선기부 행사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이 당시 자선기부 선언에 동참해 달라며 제 1순위로 중 회장을 초정했지만 그는 호주에서 열리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다며 거절했다. 중 회장은 대신에 자신의 사회기여 철학에 따라 중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가난한 오지에 자신의 음료수 공장건립을 추진하며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 또 자원봉사대를 조직해 시골에서 교육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의 교육에 힘쓰고 있다. 그는 “가난한 이들에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재정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기부다”며 “게으른 사람에게 백만 달러를 주는 것은 쓸모가 없다”고 지적했다. 중 회장은 중국내에서 대표적인 자수성가의 롤 모델로 꼽힌다. 장쑤성 한 농촌에서 5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집안이 가난해 중학교 졸업 이후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20년간 소금공장 노동자, 갖은 노점 행상 등을 전전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러다 42세 때인 지난 87년 항저우시의 한 학교에서 얼음사탕을 파는 가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어린이 영양 음료수 브랜드인 와하하가 전국적으로 대히트를 치면서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이후 국영 통조림 공장을 인수하고 90년대에는 광천수 시장에 뛰어들며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550억 달러, 순익 67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최근 포브스 중국판의 중국 갑부 순위에서 중국 최대 인터넷 포탈업체인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 중장비업체인 싼이그룹의 량원건 회장에 이어 재산 59억달 러를 보유한 제 3위 재벌에 랭크됐다. 하루에 용돈으로 20달러를 쓰는 짠돌이로도 알려진 중 회장은 “나는 인생을 잘 즐길 줄 모르며 사교 모임에 잘 나가지 않는다”며 “아침 7시에 출근해 밤 11시에 퇴근하는 일을 반복하고 내가 소비하는 주요 물품이란 하루에 두 갑의 담배와 몇 잔의 차가 전부다”고 말했다. /베이징=이병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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