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 4단체장 내년 일제히 임기만료/세대교체 가능할까

◎현 회장 장기집권·본인 고사불구/대안불재·내년말 대선 맞물려/현 회장단체제 연임 가능성 커「현체제의 유지냐 아니면 세대교체냐.」 연말을 앞두고 재계를 이끌 경제단체의 차기회장단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년초에는 경제 4단체장 모두가 임기가 만료된다. 전경련과 무협이 2월에, 대한상의는 4월에 회장단 선거를 치른다. 또 이동찬회장의 임시회장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경총도 후임회장을 애타게 찾고 있다. 이들 4단체는 현 회장들이 장기집권(?)을 해온데다 겉으로는 모두 한두차례 연임을 고사한 바 있다. 현재 전경련의 최종현 회장과 무협의 구평회 회장은 지난 93년부터 2대째 연임하고 있고 대한상의 김상하 회장은 지난 88년부터 10년 가까이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들 회장단의 연임은 모두가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후임이 없었던(대안불재) 공통점을 갖고 있다. 경제단체장들의 연임여부 및 후임문제를 둘러싸고 갖가지 관측들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관심의 초점은 세대교체의 여부. 세대교체론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주요그룹의 총수들이 대부분 2세 회장 체제로 세대교체를 단행해 2세 총수들이 모두 전면에 부상해 있는데서 기인한다. 재계의 세대교체 바람에 맞춰 경제단체 역시 2세 회장 중심으로 새로이 짜여져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세대교체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직까지 경총을 제외한 3단체의 회장들이 자신들의 거취표명을 않고 있는데다 여전히 후임자가 거론되지 않는 대안부재 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총수들이 줄줄이 법정에 섰던 비자금사건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실형을 선고받았거나 아직 재판이 계속되고 있어 관련총수들의 운신의 폭이 그만큼 크지 않다는 것이다. 전경련 회장의 경우 차기후보 물망에 오르는 이렇다할 뚜렷한 인물이 없는 가운데 삼성의 이건희회장 등이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점치기 어렵다는게 재계의 관측. 최회장이 아직 거취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삼성 회장도 올해 IOC위원에 선임된데다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어 최회장이 연임을 고사한다해도 전경련으로서는 마땅한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다. 무협의 경우도 마땅한 후임이 없기는 마찬가지. 정세영 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구회장 역시 아직 분명한 거취를 밝히지 않고 있다. 특히 구회장의 경우 오는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개최와 무협의 구조조정 등 재임시절 벌여놓은 사업이 많아 구회장의 연임설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재임 10년을 맞는 대한상의 김회장의 경우 아직 거론되는 후임자가 없어 유임이 점쳐지고 있으나 최근 그룹(삼양사그룹) 회장직을 맡아 연임고사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총은 임기만료와 함께 그만 두었다가 후임자가 없어 임시로 다시 맡고 있는 이동찬회장의 후임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이나 마땅한 인물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들 회장단의 교체 또는 연임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는 내년말에 있을 대선이라는 것이 공통된 분석이다. 정치권과 재계의 교섭창구인 경제단체장의 경우 대선의 향배에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 따라서 좋든 싫든 현 회장단이 다음기를 이끌고 내년에 있을 대선의 결과에 따라 세대교체냐 아니면 현체제의 연장이냐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관측하는 시각이 많다.<민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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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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