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3%대 지속·실업률 5%대 안정/집권 보수당 잇단 스캔들로 패배 유력/경제성적표 유럽서 우등생 수준 감안/노동당 이겨도 정책기조 개혁 어려워오는 5월1일 영국 총선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차기정권의 경제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보수당 정권하에서 순항해온 경제의 활력을 노동당 정권이 어떻게 유지시킬까 하는 점이다.
보수당 집권 18년 동안 영국병은 사라졌다. 각종 경제지표가 이를 반영한다. 지난해 영국경제의 3%대 성장률은 독일, 프랑스의 1.5%의 두배나 된다. 올해도 3%대 성장률은 지속될 전망. 2.5%인 인플레율은 유럽대륙의 어느 국가보다 안정돼 있다. 대륙에선 전후 최고의 10%대 실업률이 정치문제화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의 실업률은 6.5%대로 고용불안은 더 이상 영국에서 최대 골치거리가 아니다.
대처리즘으로 표현되는 보수당 정권의 경제개혁이 결실을 맺고있는 것이다. 대처 전 총리는 과감한 국영기업 민영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브리티시텔레콤, 브리티시에어웨이 등 만성적자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퇴조하기만 하던 금융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변신했다. 런던주식시장의 상장 주식규모는 1조7천억달러로 뉴욕, 동경 다음의 세계 3위 증시로 기반이 강화됐다. 금융산업은 지난해 영국 국내총생산(GDP)중 19.1%를 담당했다.
영국경제의 눈부신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고있는 기업은 브리티시텔레콤(BT). 비효율과 나쁜 서비스로 정평이 나있던 BT는 지난 84년 민영화되어 면모를 일신했다. 비용절감노력으로 전화요금을 50% 인하, 물가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는 2백억달러에 미전화회사 MCI인수, 피터 본필드 BT회장은 세계통신업계의 핵심인사로 자리잡았다.
항공회사인 브리티시에어웨이, 제약업체인 글락소웰컴, 스미스클라인 비컴 등도 이 기간중 세계적인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유럽 50대기업중 19개가 영국 기업이다.
경제성장은 보수당 정권의 최대 업적인 셈이다. 그럼에도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의 재집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있다. 18년 장기집권에 대한 염증과 최근 잇달아 터진 스캔들로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노동당의 낙승이 예상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20%이상 이던 지지율격차가 10%대로 바짝 좁혀진데다 선거막판 보수당의 「경제재건성공」업적 호소전략이 먹혀 들고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 경제계는 정권교체 가능성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노동당이 집권해도 지금의 경제정책기조를 크게 변화시킬수 없는데다 유럽의 우등생 수준인 경제의 순항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온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