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 대지진] 美, 日 정부에 강한 불신감?

후쿠시마에 핵 전문병력 투입·자국민 대피 적극<br>원전폭발 대응능력 의문… 무인정찰기도 파견키로

미국이 일본 후쿠시마(福島)에 핵 전문병력을 투입하고 자국민 대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일본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감 표출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원자력발전소 폭발에 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데다 문제해결 능력까지 결여돼 있다고 판단해 세계 경찰을 자임하는 미국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는 것. 18일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미 국방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방사선에 오염된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핵 전문 부대를 파견하기 위해 준비작업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윌라드 태평양군 사령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본국에 방사선 피해관리 전문가 450명의 파견을 요청했다"며 "그들은 파견명령에 대비해 준비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방사선 관리능력이 있다. 일본 당국이 요청할 경우 모니터링에서 오염제거까지 모든 것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의 원전폭발 대응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미국은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원전관련 정보로는 원전 상태를 자세하게 파악하기 힘들다고 보고 괌 미군기지에 있는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도 파견하기로 했다. 글로벌호크가 투입되면 피폭 위험 없이 더 정확하게 원전 내부를 살펴볼 수 있다. 미국은 자국민 대피에도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패트릭 케네디 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별기가 도쿄를 출발해 타이베이로 향하기 시작했다"며 "필요에 따라 긴급 수송 비행기를 계속 띄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일본 거주 자국민에 대해 후쿠시마 원전시설 80㎞ 바깥 지역으로 대피하도록 지시한 상태인데 이는 일본 정부가 제시한 20㎞ 반경을 훨씬 초과하는 것이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도 사고 원자로를 통제하는 데 수일에서 수주가 걸릴 수 있다며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그레고리 재스코 NRC 위원장은 일본 내 미국인 대피범위를 일본 정부 지침보다 훨씬 넓은 원전주변 80㎞ 바깥으로 설정한 조치를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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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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