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쾅'.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에 성공시대를 열고 있는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두 토끼 사냥을 향해 쏴 올린 포성이었다.
데뷔 첫 멀티 홈런(한 경기 2홈런 이상)을 터뜨린 그는 내셔널리그 신인왕 타이틀과 아시아인 루키 시즌 최다 홈런 기록에 대한 가능성을 부풀렸다.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 강정호는 4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2홈런) 2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즌 11·12호 홈런으로 100안타(345타수) 고지에도 오른 강정호는 시즌 타율 0.290를 마크했다.
9일 만에 4번 타자로 나선 강정호는 0대1로 뒤진 5회말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샌프란시스코 우완 선발 마이크 리크의 5구째 146㎞짜리 싱커를 공략해 중월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1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이후 4일 만에 나온 시즌 11호 대포. 비거리 135m로 측정된 이 홈런은 이날 피츠버그가 뽑아낸 첫 안타였다. 달아오른 강정호의 방망이는 7회에 다시 불을 뿜었다.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바뀐 투수 헌터 스트릭랜드를 상대로 비거리 139m의 좌중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멀티 홈런이자 첫 한 경기 연타석 홈런. 강정호는 지난달 29~30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이틀에 걸쳐 연타석 홈런을 친 적은 있다.
피츠버그는 8회 1점을 내줬으나 9회말 스탈링 마르테의 끝내기 솔로포로 3대2로 승리했다. 이날 피츠버그가 친 안타는 단 4개였는데 그 중 2개가 강정호의 홈런이었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강정호는 아시아인 데뷔 첫해 최다 홈런 기록을 넘볼 수 있게 됐다. 피츠버그가 121경기를 치르는 동안 12홈런을 친 강정호는 마지막 162경기까지 산술적으로 홈런 16개를 기록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역대 아시아인 데뷔 시즌 최다 홈런은 포수 조지마 겐지가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2006년에 작성한 18개다. 2위는 마쓰이 히데키(16개), 3위는 이구치 다다히토(15개)로 모두 일본 출신들이다. 강정호가 몰아치기에 능하고 여름에 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18홈런도 도달하지 못할 목표는 아니다.
한편 추신수(33·텍사스 레인저스)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 27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