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50대 취업자 증가는 착시효과

베이비부머 인구이동 따른 허수<br>실제 조기퇴직 등 37만여명 줄어


50대 연령층의 취업자 수가 베이비부머의 지천명 연령(50세) 진입에 따른 착시효과를 빼면 8년여 전인 지난 2005년 이후 오히려 37만명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연령층의 취업자 수가 2000년대 중반부터 급증했으나 이는 연령대별 인구이동에 따른 허수였다는 뜻이다.

그나마 인구이동 효과도 베이비부머가 환갑에 진입하기 시작하는 2015년부터 사라질 것으로 예상돼 이들 연령층의 고용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


기획재정부는 10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일명 그린북) 9월호'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50대 고용동향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제출했다.

기재부는 2000년대 중반부터 50대 연령층의 취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30대 이하 취업자 비중은 감소 추세며 40대 취업자 비중은 정체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국내의 전체 취업자 증가분에서 50대 취업자 증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8~2002년 18.3% ▲2003~2007년 78.8% ▲2008년~2012년 101.0%로 치솟았다. 올해는 상반기 현재 이 비중이 77.6%다.


1998년 이후 50대 취업자 중 상용직 비중은 급증했고 그에 비해 자영업자 비중은 급감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임시직 비중도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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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50대 연령층 취업 호조는 국내 일자리 환경이 개선돼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게 기재부의 판단이다.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가 2005년을 기점으로 매년 평균 30만명 이상 50세를 넘어서면서 50대 취업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통계적 착시를 일으켰다는 뜻이다.

실제로 200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0대 연령층의 인구이동 인구(50대 신규진입인구에서 50대 이탈인구를 뺀 값)는 약 131만8,000명이었으나 50대 연령층의 취업자 증가 수는 약 95만명에 그쳤다. 따라서 인구이동 효과를 뺀 실제 50대 취업자 수는 36만8,000여명 줄었다는 게 기재부의 해석이다.

이는 인구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50대 연령층의 고용시장 여건은 개선되기는커녕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물론 2003년 카드대란과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단발적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단발 악재들이 끝난 후에도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조기퇴직 관행이 심화된 것이 50대 연령층의 실질적 고용 감소를 유발했다고 기재부는 지적했다. 55세부터 29세의 일자리근속기간이 지난 2007년 247개월에서 올해 229개월까지 줄어든 점은 기재부의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기재부는 "향후 50대 취업자 증가 규모는 (베이비부머가 60대 연령층에 진입하기 시작하는) 2015년 이후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50대 이상 연령층 고용시장 요인이 개설될 수 있도록 정책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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