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묘역 옆에서 엄수됐다. 이날 추도식에서는 비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4,000여명이 자리를 지켰다. 1주기 추모행사 때는 채 가시지 않은 슬픔으로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면 2주기 추도제는 기조를 반영하듯 지난해와 달랐다.
이날 열린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노건호씨 등 유족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민주당의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원내대표,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와 권영길 원내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각 당 대표와 김원기ㆍ임채정 전 국회의장,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김덕룡 대통령실 국민통합특보가 참석했고 김해가 지역구인 김정권ㆍ김태호 한나라당 의원도 참석했다.
친노 인사들 가운데는 송기인 신부와 김우식ㆍ이병완 전 비서실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이 대거 참석했다.
추도식은 '슬픔을 넘어 희망으로'라는 기조로 열렸으며 배우이자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인 문성근씨의 사회로 진행됐다.
전남도립국악단의 사전 추모공연과 추모영상 상영에 이어 열린 공식 추도식에서는 강만길 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장이 추도사를 했다. 강 전 위원장은 "참여정부는 누가 뭐래도 남북대결의 20세기 민족사를 청산하고 평화통일의 21세기 역사를 열어가는 시대적 책무를 충실히 다한 정부였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가셨지만 그 고귀한 뜻과 빛나는 업적은 우리 역사 위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 대표로 나온 장남 노건호씨는 "다양하고도 창의적으로 각각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추모의 염을 표현해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이분들이 힘을 모아 우리나라를 더 좋게 만들겠구나 하는 확신이 절로 생겼다"며 "아버님께서도 하늘에서 많은 분들을 지켜보시며 흐뭇해하실 것"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시민 조문객 대표 박애림(부경대 정치외교학과 3년)씨는 추도문에서 "바보 노무현을 보면서 꿈을 키우고 행복해했던 젊은이들이 아주 많았다는 것만은 잊지 마시고 조금 덜 외로워하셨으면 한다"며 "슬픔을 딛고 눈물을 참으면서 대통령님이 꿈꾸시던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은 올해가 '희망과 다짐의 해'라는 뜻으로 나비 2,011마리를 날려보내며 추도식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