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신업계 사장들 폭염 무색한 사업열기

◎손수영업서 고객챙기기까지 바쁜 나날/혼자 가입자 1만명 확보/고객들에 안부·감사전화/4∼5시간 마라톤 회의도요즘 통신업계 사장들에게 있어 하루 24시간은 너무 짧다. 이제 막 서비스에 나섰거나 시작을 앞두고 있는 통신서비스의 성공을 위해 최고경경자들은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시키기 위해 뛰고있기 때문이다. 학연·지연·혈연을 총동원하면서 직접 영업일선을 뛰고 있다. 한 업체 사장은 혼자서 1만명의 가입자 예약을 받아 화제다. 기존통신업체 사장들은 몫을 지키기 위해 역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편으로는 보다 나은 기술과 참신한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담당자들을 독려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넓은 발」을 이용해 직접 영업일선까지 나서고 있다. 이들에게 있어 휴가는 사치다. 이상철 한국통신프리텔사장은 퇴근후에도 주주사 임원들과 자리를 마련, PCS(개인휴대통신) 가입자 모집에 여념이 없다. 그는 『들추지 않던 동창명부를 꺼내 영업에 도움이 될만한 사람을 찾아 인간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사장은 최근 혼자서 1만명의 예약가입자를 유치해 사내는 물론 업계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정장호 LG텔레콤사장은 지난 1일부터 받기 시작한 예약가입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감사를 표하고 있다. 단말기를 지급한 일부고객들에게는 수시로 전화를 걸어 『통화는 잘되고 있느냐』 『사용에 불편은 없는냐』며 현장을 챙기고 있다. 사무실에서 조차 외부로 거는 전화는 PCS단말기를 이용해 통화 감도를 모니터링 하고 있다. 무선호출 신규사업자인 해피텔레콤 송기출사장도 맹렬히 뛰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아예 하루에 최소 20통의 전화영업을 하겠다는 목표까지 세워놓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송사장은 안건이 발생하면 임원들을 붙잡고 4∼5시간의 마라톤 회의도 불사하는 끈기를 보이면서 막바지 더위를 잊고 있다. 해피텔레콤이 SK텔레콤, 서울이통, 나래이통 등 쟁쟁한 선발업체와 경쟁해 3개월 남짓만에 12만명 가량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도 송사장의 이같은 끈기와 열의에 힘입은바 크다는 것이 임원들의 설명이다. 정용문 한솔PCS사장은 지난달 중순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 조차 겁내는 40미터 높이의 「번지 점프」를 단행, 자신의 의지를 다졌다. 이 회사의 케치프레이즈인 「청년정신」을 몸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올해 64세인 정사장은 이 점프로 개인적으로는 최고령 번지점프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통신업계 사장은 「고통스러운 자리」다. 『사업권을 따낼 때는 몇달씩 가정을 포기하다시피 하면서 뛰었다. 그리고 사업권을 딴 뒤에는 좀 쉬겠구나 싶었지만 오히려 더 바빠졌다』고 한결같이 말한다. 더구나 그룹 계열의 경우 주력사업으로 그룹 임직원들의 높은 기대와 주목을 한몸에 받다보니 스트레스가 여간 아니라고 털어놓는다. 그나마 통신회사들은 거의 대부분 부도나 경기침체라는 말과는 거리가 멀다는게 작은 위안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이 본격화되면 사활을 건 승부를 펼쳐야 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24시간은 더욱 짧아질 것이 확실하다.<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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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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