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와 해외를 대표하는 카드결제망 사업자인 비씨카드와 비자카드가 정면충돌했다.
비씨카드는 16일 "국제카드 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비자카드를 불공정거래행위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자카드가 이날 "비씨카드가 모든 회원사는 비자카드의 카드결제망인 '비자넷'을 이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다"며 위약금 10만달러를 부과하고 강제 출금하자 공정위 신고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비씨카드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미국 스타사와 전용선을 구축, 비씨-비자카드 고객이 미국 내 스타ATM을 이용할 경우 비자카드에 내야 할 국제카드 수수료(이용액의 1%)를 부담하지 않도록 했다. 또 중국 은련과 전용선을 구축해 은련-비자카드 고객이 국내에서 카드를 쓰거나 국내 고객이 중국에서 카드를 쓸 경우 자사 카드결제망을 이용하도록 해 역시 수수료를 없앴다. 비자카드는 이에 대해 계약위반이라며 약 1년 여간 문제를 제기해왔다.
비씨카드는 "비자카드가 자사의 네트워크 이용만을 강제해 소비자인 회원과 카드사 등이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며 "과점적 시장점유율을 이용해 불합리한 규정을 강요해 경쟁사업자의 신규진입을 막고 있어 공정위에 신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자카드는 이에 대해 비씨카드가 이미 합의한 계약사항을 어긴 것이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위약금을 부과한 것이며 권리 보호를 위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비자카드는 "비자넷 사용규정은 전세계 비자 네트워크에 참여한 금융기관들이 모두 따르기로 합의한 계약의 일부분"이라며 "비씨카드가 조속한 시일 내에 비자의 운영규정을 준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충돌의 핵심에는 국내 카드사와 회원들이 매년 비자ㆍ마스터 등 국제카드사들에 지급해왔던 수천억원의 로열티 문제가 깔려 있다. 지난해 국내 카드사와 국내 카드회원이 비자ㆍ마스터 등 국제 카드사에 지불한 국제카드 분담금 및 수수료는 총 2,600억원. 비씨카드는 지난해 분담금과 수수료로 총 592억원을 지불했으며 최근 3년간 지급한 수수료만 1,600억원이 넘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제카드사들에 지불하는 로열티가 심각한 국부유출을 가져온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비씨카드를 포함한 일부 카드사들이 자체 네트워크망을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