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신년 사설] '전환기 혼란' 극복하고 번영 향해 질주하자

신묘년이 가고 임진년이 밝았다. 60년 만에 돌아온 ‘흑룡의 해’ 첫날, 소망과 기대가 크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해이자 총선과 대선을 앞둔 2012년은 정치적으로 새 시대를 준비하는 역사적인 해이기도 하다. 안팎에서 밀려드는 도전에 어떻게 응전하느냐에 미래가 좌우된다면 새해를 맞는 각오와 다짐이 각별할 수밖에 없다. 새해를 관통하는 시대적 특징은 ‘전환기의 혼란’으로 압축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경제난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는 남유럽 재정위기, 물가압력, 북한의 무력도발 등 갖가지 악재들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그런 대로 선전했다. 물가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성장과 국제수지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세 마리 토끼 중 두 마리는 잡은 셈이다. 글로벌 경제불안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를 비롯한 주력산업들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덕분에 지난해 우리 무역은 새로운 장을 열었다.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무역 1조달러’ 클럽에 들어감으로써 명실상부한 무역대국으로 올라서게 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준비를 마친 것도 큰 성과다. 경제 활성화 위해 총력 기울여야 그럼에도 새해 경제전망은 어둡다. 정부는 물론 대부분의 기관들은 우리 경제 성장률이 잘해야 3.0% 후반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을 비롯해 성장을 이끄는 기관차의 힘이 크게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재정불안에 짓눌려 있는 유럽 경제가 여전히 바닥을 헤매는 가운데 미국ㆍ일본 등도 침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운데다 이란사태를 비롯한 새로운 복병들도 불거지고 있다. 대내적으로 양대 선거를 치러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정치적 포퓰리즘의 폐해는 이미 가사화되고 있다. 양극화 또는 복지확대 등의 명분을 내걸고 시장원칙에 어긋나는 각종 규제와 선심성 공약이 남발되고 있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이 같은 풍조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정치바람이 거세질수록 경제논리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경제활동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정부 정책도 추진력이 약해지면서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정치적 리스크 또는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기업들은 투자계획을 미루고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 위험수위에 이른 가계부채, 부동산 침체와 건설사의 도산을 비롯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환부는 더 깊어지고 금융위기 및 경기 경착륙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대응이 쉽지는 않다. 무엇보다 경제가 정치바람에 휘둘리지 않도록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정부는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각오 아래 정책의 원칙과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들의 신뢰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성장동력을 중심으로 기업투자가 활성화되도록 규제를 풀어 기업의 사기를 북돋우는 한편 FTA를 통해 우리의 경제영토가 된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과 사회안정이 중대 과제 북한 리스크를 낮추고 공존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지난해 말 김정일의 사망과 함께 남북관계는 새로운 변화의 시기에 들어섰다. 핵문제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 김정은 체제가 어떤 노선을 걷게 될지는 미지수다. 어떤 경우든 무력도발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고 남북관계 개선 및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주도권을 잡는 노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정경분리 원칙에 입각해 금강산관광 재개 등 경제교류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이다. 대화와 교류의 문을 넓혀 개방의 바람을 불어넣는 것은 최선의 통일준비이기도 하다. 20년 만인 양대 선거를 무사히 치르는 일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의 환골탈태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필사적인 한판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느 때보다 선거열기가 뜨거울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정치열풍을 피할 수 없다면 국가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높이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이 요구된다. 역사적으로 임진년은 변고가 많았다. 1592년 임진왜란, 1952년에는 6ㆍ25동란을 겪었다. 대내외에 걸쳐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점에서 올해도 어려운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때일수록 어떤 시련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응전태세를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한다. 정부ㆍ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의 역량과 지혜를 모은다면 우리나라가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의 한 해가 될 수 있다. 임진년이 번영과 희망의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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