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판매 나섰다 역풍 맞은 일본車 '명품' 대접받던 일본 어쩌다 이 지경까지…파격적 마케팅 여파로 중고차값 최근 두달새최고 900만원이나 '뚝' 브랜드 신뢰도에 먹칠할인前車구입 고객들 "깎아달라" 항의도 빗발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일본차 업계가 뚝 떨어진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해 가격할인ㆍ현금지원 등의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마케팅에 나섰지만 되레 역풍을 맞고 있다. 할인 전에 차량을 구매한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데다 중고차 가격도 몇 달 새 급락하면서 기존 고객들마저 떨어져나갈 위기에 놓였다. 14일 중고차 전문업체인 SK엔카에 따르면 지난 9월 이후 일본 브랜드의 중고차 시세가 2개월 만에 최대 1,000만원 가까이 떨어졌다. 중고차 가격은 매달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 달에 수백만원씩 떨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도요타가 지난해 대규모 리콜을 실시했을 때 중고차 시세가 1개월 만에 최고 500만원 하락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그쳐 최근의 상황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렉서스 GS350 2010년 모델의 경우 9월 5,400만원에서 10월 5,000만원으로 하락했고 이달 들어서는 500만원이 추가로 줄어 4,500만원이면 살 수 있게 됐다. 내년에 신형 모델이 출시되지만 두 달 만에 차 값이 900만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RX350 2010년식 차량도 10월에 4,000만원에 형성된 가격이 이달 들어 500만원이나 빠졌다. 2008년과 2009년 모델이 각각 100만원, 200만원 떨어진 것에 비하면 하락폭이 훨씬 크다. 인피니티의 G37 쿠페 2010년 모델은 9월 이후 600만원이 떨어졌고 2010년에 나온 닛산 알티마 3.5 역시 전달 2,920만원에서 이달 2,500만원까지 내려왔다. 일본차 업계가 상반기 부진했던 판매량을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 들어 주유비나 취득ㆍ등록세 지원 등의 명목으로 사실상 차 값을 깎아주고 무이자 할부 등의 혜택을 제공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아예 기존 가격을 크게 내리면서 중고차 가격까지 동반 추락한 것이다. 자동차의 경우 중고차 가격이 안정적으로 형성돼야 고객들이 안심하고 신차를 살 수 있어 각 브랜드는 신차 못지않게 중고차 가치 향상에도 노력하고 있다. 최근 BMW 등이 구매 후 3년 뒤에 기존 가격의 60%에 중고차를 되사는 프로그램을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임민경 SK엔카 팀장은 "신차 할인 정책은 중고차 시세에 바로 반영되는 만큼 큰 폭의 할인은 기존 구매자에게 예상치 못한 금전적 손실을 줄 수 있다"며 "특히 1년 이내 신차급 중고차 소유자는 큰 타격을 입어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최근 차량을 구입한 고객들도 갑자기 바뀐 판매조건에 항의하고 있다. 한 일본차 브랜드의 강남권 전시장 관계자는 "며칠 만에 가격조건이 달라져 딜러들에게 항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사은품 제공 등을 통해 무마해보려고 하지만 차 값을 깎아달라고 막무가내로 나오는 분들도 있어 난감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