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잘나가던 독일도 성장세 주춤

지멘스등 대기업 유럽 재정위기 여파 실적 부진<br>이달 물가 상승률도 2.4%로 3개월만에 최고치


유럽 재정위기에도 꿋꿋이 버텨왔던 독일이 기업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인 독일 경제가 위축되면 그리스 등 위기국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지멘스와 폴크스바겐 등 독일 대기업들이 재정위기에 따른 유럽경기 위축으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들었으며 소비자들의 경제성장 신뢰감도 하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지멘스의 3ㆍ4분기 실적을 예로 들면서 "지난달 30일 마감한 지멘스의 순익이 7억6,300만 유로(11억 달러)로 전년 동기 14억3,000만유로에 비해 47% 감소했다"며 "이는 프랑스 아레바에 원자력에너지 합작사업에서 철수한 위약금 6억4,800만 유로는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또 폴크스바겐의 2·4분기 순익이 독일과 중국 등 해외에서의 판매호조로 예상치의 3배에 이르는 48억유로(69억달러)를 거둬들였지만 유럽재정위기 영향으로 차량판매나 주가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예상했다. 마르틴 빈터코른 폴크스바겐 회장은 "유럽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주가가 5%가량 떨어졌다"며 "앞으로 몇 달간은 우리에게 큰 시험이 닥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독일의 물가도 유럽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독일의 7월 물가 상승률은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은 2.4%를 기록해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7월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의 2.7%를 웃돌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자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NYT는 그동안 독일이 중국 등 해외에서의 소비증가 등에 따른 수출 확대에 힘입어 경제성장을 달성해왔지만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국가의 부채문제를 조절해 왔으나 경제성장이 둔화되면 위기 대처 능력이 떨어져 유럽 시장 전체에 성장둔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도이체방크 등 독일 은행들이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에 따른 보유채권 상각 처리로 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여 그 여파가 가계와 기업 대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105.4포인트였던 경기신뢰지수가 이번 달에는 103.2포인트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보다도 낮은 것이자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이며, 5개월 연속 하락한 것이다. 안드레아스 쉴레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주변국 경제가 여전히 취약한 데다 유로존 전 지역에 걸쳐서 신뢰지수가 하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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