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백화점시계, 럭셔리로 흐른다

"큰손 유커 잡자" 전문관 잇달아

명품 브랜드 20종 한곳에 신세계 본점 전문관 개장

롯데 월드타워점 2층 전체 시계·보석 매장으로 꾸며

현대도 매장 3배 이상 늘려

백화점업계가 차세대 명품 시장의 대표주자로 부상한 명품 시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른 명품과 달리 불황에도 꾸준한 성장세인데다 백화점에서 명품 시계를 구입하는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씀씀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에 명품 시계 브랜드를 모은 '럭셔리 시계 전문관'(사진)을 개장한다고 12일 밝혔다.

본점 지하 1층에 들어서는 럭셔리 시계 전문관에서는 명품 시계 브랜드 20종을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기존에 있던 남성명품 브랜드를 신관으로 옮기고 브랜드도 기존 10종에서 2배로 늘렸다.

신세계(004170)는 럭셔리 시계 전문관을 설계하면서 내국인뿐만 아니라 명품 시계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유커를 겨냥했다.

롤렉스·까르띠에·브레가 등 전통 브랜드에서부터 파르미지아니·랑에운트죄네·제니스 등으로 브랜드를 확대하고 매장도 독립형으로 꾸몄다. 내년에는 불가리와 반클립아펠까지 들여와 국내 최고 수준의 명품 시계 전문관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도 지난달 롯데월드몰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을 개장하면서 2층 전체를 국내 최대 규모의 명품 시계·보석 매장으로 꾸몄다. 롯데백화점 본점보다 2배 이상 넓은 3,630㎡(약 1,100평) 규모에 바쉐론콘스탄틴·예거르쿨트르·러저드뷔 등 28개 브랜드를 모아놨다. 1,000만원대 안팎의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브라이틀링과 태그호이어의 엔트리 모델도 대거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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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069960)도 지난해 무역센터점의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해외패션관에 위치한 명품 시계 매장의 면적을 891㎡(약 270평)으로 기존보다 3배 이상 늘렸다. 10종이었던 브랜드도 16개로 확대했고 수시로 '한정판 시계 특가전'과 '럭셔리 와치 페어' 등을 열고 있다.

백화점이 명품 시계에 눈을 돌리는 것은 경기침체로 전반적인 명품 브랜드 매출이 제자리를 맴도는 반면 명품 시계는 유커의 비중이 급증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올해 중국인 매출 비중을 보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 수준이지만 명품 시계는 20%에 달한다. 특히 3,000만원 이상의 고가 시계는 중국인 비중이 30%에 이르고 5,000만원 이상 제품은 절반을 넘어섰다.

박한수 신세계 본점 해외명품 담당은 "중국인 고객들은 고가의 럭셔리 시계 중에서도 최상위 브랜드를 구입하는 편"이라며 "황금색이 많이 들어간 제품과 다이아몬드 등 화려한 보석이 박힌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국내 고객보다 평균적으로 2배 이상 비싼 제품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패션·잡화 등 전통적인 명품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명품 시계는 더 인기를 끌 것으로 본다. 수백만원에서 수십억원까지 가격이 다양하고 최근에는 30~40대였던 주 고객층이 20대와 50대 등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덕분에 백화점 3사의 명품 시계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고공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은 한정판 제품이 나오면 매장에 진열된 제품을 싹쓸이할 정도로 명품 시계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명품 브랜드가 주는 가치와 시계 고유의 희소성이 더해지면서 명품 시계는 백화점 명품 매장의 '킬러 카테고리'로 자리잡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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