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텅빈 개성공단 2·3차 피해 대책 서둘러야

10년간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남북경제협력을 이끌었던 개성공단이 정상화를 기약할 수 없는 잠정폐쇄의 길로 들어섰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 따른 피해액을 1조원 정도로 추론하고 있지만 입주업체들은 간접피해까지 포함해 10조원이 넘어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부에서는 15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책 없이 당해야 하는 입주업체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문제는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입주업체들이 당면한 소송은 발등의 불이다. 벌써 입주업체 10곳에 대해 원청업체들이 소송을 내거나 검토 중이라고 한다. 원청업체를 탓하기도 힘들다. 대기업이야 자금여력이 있고 판매량 조절도 가능하지만 자기 살기도 힘든 중소ㆍ중견기업에 그런 여유가 있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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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의 1인당 월평균 임금은 134달러(약 15만원)으로 우리 근로자(333만원)의 20분의1 수준이다. 판문점과의 거리도 불과 8㎞밖에 안 된다. 중소기업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만일 개성공단이 폐쇄된다면 단기간에 대체생산지를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제품경쟁력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질 게 뻔하다.

5,800여 협력업체의 처리도 골치덩이다. 입주업체는 보험과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협력사들은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영세한 이들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개성공단 잠정폐쇄-입주기업 도산-협력업체 연쇄부도라는 악몽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바짝 다가왔다.

개성공단은 분명 정상화돼야 한다. 하루빨리 남북당국이 마주앉아 공단을 정상가동하기 위해 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남북대치 상황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공단이 정상화된다고 해도 기업은 망하고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지금 우선해야 할 일은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기세싸움만큼 중요한 것은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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