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로마 장군·정치인에 배우는 지혜

■ 리더를 위한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혼비디어 펴냄


일본인 역사작가 시오노 나나미에 대한 평가는 여러가지다. 고대 로마사를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는 호평에서부터, 스스로 인정한 것처럼 마키아벨리즘적이고 기존 권력에 대해 그다지 비판적이지 않은 문체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제관계에서의 힘의 논리를 지지하는 역사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과거 역사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비춰보고 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다.


시오노 나나미의 최고 역작은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1~15권)라고 할 수 있는데 그가 차세대 지도자에게 교훈을 전하기 위해 풀어 쓴 책 '리더를 위한 로마인 이야기'가 이번에 국내 번역됐다. 시오노 나나미는 자신이 쓴 '로마인 이야기'에서 중요한 에피소드를 뽑고 여기에 현대 정치상황에 접목해 리더들에게 하고싶은 말을 보충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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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번성한 원인, 포에니전쟁에서 로마 장군들과 한니발의 지휘 방식, 삼두정치 등 로마 정치권의 타협과 대립, 로마 시민권 제도의 이점, 정치와 종교의 분리 등을 소개한 뒤 장마다 '리더에게'라는 항목을 통해 저자의 생각을 전했다. 물론 꼭 '리더'들만은 아니고 보통사람들도 충분히 실천 가능한 주제다. 각 장마다 앞부분 설명이 전작인 '로마인 이야기'에서 발취한 것이다보니 전작을 다시 읽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원래의 '로마인 이야기'보다 풍부한 삽화가 있어 책을 읽을 때 보다 편한 느낌이다.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것은 로마가 저지른 일들의 결과와 발단을 잘 살펴서 현대의 리더들이 잘 되새김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꼭 이래야 한다는 가르침이라기보다 그 옛날에 벌어진 일들과 같은 유형의 사건이 또 다시 벌어질 때 참고할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이 더 커보인다.

다만 일본어 원제가 '일본인에게 - 리더편 (日本人へ-リ-ダ-篇)'인 만큼 주로 저자의 조국인 일본의 정치 현실과 사회 분위기를 꼬집은 대목이 많다. 로마 지도층의 의사결정 과정과 대결을 전한 뒤 법률문구에 지나치게 고집하는 일본인의 태도를 비판하는 식이다. 또 일본어판이 출간된 것이 2010년이어서 사례로 든 일본의 정치·사회상황이 우리에게 다소 익숙하지 않는 면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정치·경제계 리더들이 참고할만한 대목 역시 많은 책이다. 1만3,8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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