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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분신'이자 '구조조정의 마술사'라 불리는 김연배(61·사진) 한화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이 한화생명의 대표이사 부회장에 내정됐다. 보험 산업 등 금융 부문의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총괄 조정하는 선장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한편으로는 김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를 앞두고 지배력을 다져놓겠다는 의지도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생명은 11일 김연배 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에 내정하고 차남규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김 내정자는 1968년 한화증권 입사 후 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 한화투자증권 부회장을 역임했다. 2013년부터는 그룹 비상경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의 최측근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를 앉힌 표면적인 이유는 책임경영으로 수익성 악화를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생명은 "경기침체와 저금리 등 어려운 보험시장 환경을 극복하려면 (각자 대표 체제를 통한) 책임경영 자세가 요구된다"며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의 주된 관심은 이면의 의미다.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내정자는 김 회장과 동문이면서 40년 넘게 한화그룹에 몸담아왔다.
김 내정자는 한화그룹 비서실 재정팀장을 거쳐 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으로 승진했다. 2001년에는 구조조정본부 사장으로 대한생명 인수작업을 진두지휘했다. 이듬해 한화증권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 내정자는 보험과 증권을 묶는 한화금융네트워크를 완성하며 그룹 내 '금융통'으로 인식됐다.
한화생명은 김 내정자와 차남규 사장의 역할 구분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내정자가 그룹의 흥망성쇠를 오랜 기간 몸으로 겪어왔고 특히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조직개편과 같은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주로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내정자는 오는 9월29일 정기주총을 통해 최종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