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한국형 대형IB 육성 꿈 물거품

정무위 법안소위, 자본시장법 개정안서 합의 도출 실패

글로벌 금융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형 대형 투자은행(IB)를 육성하겠다는 꿈이 끝내 물거품됐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IB 육성과 대체거래소(ATS) 설립 등의 주요 내용은 모두 빠진 채 중앙청산결제소(CCP)만 남은 빈 껍데기로 전락하게 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는 19일 회의를 열고 자본시장법 개정안 내용 중 대형IB 육성과 ARS 설립 등의 내용을 삭제하고 CCP 설립과 상법 개정안 반영 등 일부만 반영해 통과시켰다. 이로써 지난 6월25일 국회로 넘어간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5개월간의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결국 허울뿐인 법안으로 남게 됐다.


이날 여야는 특히 국내 IB 육성 방안을 두고 상당한 견해차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1시간30분 넘게 논의를 했지만 여당은 대형 IB 육성의 필요성을 주장한 반면 야당이 증권산업의 불균형 가능성 등을 내세우며 반대해 결국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관련기사



여당의 한 관계자는 “CCP의 경우 올해 내 시행해야 한다는 데서 여야간 의견을 같이 했다”며 “다만 IB 활성화는 증권시장 내 ‘약육강식’의 생태계를 조성해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강했다”고 말했다.

야당 측 관계자도 “국내 금융투자시장이 IB사업이 자리 잡을 만큼 성숙했는지 또 현재 경기 상황에서 도입하는 게 맞는지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며 “금융감독당국이 효과적으로 IB시장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여러 의견이 오갔으나 결국은 양측이 앞으로 글로벌 시장 변화 등을 좀 더 논의한 후에 결정하더라도 늦지 않을 수 있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대형 IB 육성안 등이 빠진 데 대해 실망감을 나타내면서도 다음 국회가 열릴 때까지 의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에 나서 재도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일단 법안 소위를 통과했기 때문에 내년초 예정대로 CCP가 설립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시행령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라며 “IB 육성 방안과 ATS 설립 등의 방안은 내년에 국회에서 다시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현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