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롯데그룹에 롯데제과(004990)와 롯데칠성(005300) 등 일명 '황제주'로 불리는 초고가 주식들의 액면분할을 요구할 방침이다. 유통주식이 적고 가격이 비싼 초고가주들을 액면분할하면 소액주주들의 거래 참여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추진을 비롯해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선을 선언한 롯데가 거래소의 제안을 받아들여 액면분할에 나설지 주목된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조만간 롯데그룹 측과 만나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등 초고가주들의 액면분할 방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거래소 고위관계자는 "롯데그룹 측에 액면분할과 관련한 면담을 요청해놓은 상태"라며 "액면분할을 통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어나면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국민들과 공유하게 된다는 점을 내세워 롯데를 설득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서 1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는 이른바 초고가 황제주는 이날 종가 기준 롯데칠성(223만8,000원)과 롯데제과(195만9,000원), 영풍(135만1,000원), 태광산업(117만1,000원), 삼성전자(115만4,000원), 오뚜기(110만7,000원) 등 총 6개다. 이 가운데 롯데 계열사만 2곳에 달한다. 여기에 주가 1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둔 롯데푸드(002270)(98만2,000원)까지 더할 경우 롯데그룹의 황제주는 3개로 늘어나게 된다. 롯데 계열사들이 국내 증시 황제주 자리의 절반 가까이를 꿰차고 있는 셈이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그동안 롯데그룹 황제주들은 유통주식 수도 적은데다 가격도 비싸 외국인과 기관을 제외한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접근하기 힘든 주식이었다"라며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그룹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강한 만큼 어느 때보다 액면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