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 中企 신사업 발굴 도우미로 뜬다

KISTI는 시맨틱 웹 기술을 적극 활용, 기회기술을 스스로 발견·추적하는 자동화·지능화된 기회기술발굴(TOD) 지원시스템을 6년 내 개발 완료할 계획이다.

TOD는 중소기업의 신사업 발굴은 물론 기술추격형에서 혁신주도형으로 연구개발의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 중인 국가 연구개발(R&D)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시장경제 체제에서 신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이를 위한 체계적 시스템 마련이 쉽지 않다. 인력과 비용 여건상 미래 유망기술 및 경쟁기술에 대한 정보 접근이나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 이러한 난제의 해법으로 최근 '기술기회발굴(Technology Opportunity Discovery, TOD)'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 유망 신사업 발굴의 토양=TOD는 폭넓은 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기술이 가질 수 있는 기회' 와 '기회가 될 수 있는 기술' 을 찾는 기술경영활동의 하나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기술 및 제품의 수명주기가 짧아지면서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 발굴의 토양으로서 TOD의 중요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전문가들은 자체적 신사업 발굴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물론 기술추격형에서 혁신주도형으로 연구개발 패러다임의 전환을 꾀하고 있는 국가 연구개발(R&D) 차원에서도 TOD가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선진국들은 이미 TOD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과학기술 문헌관리 및 기술 유망성 예측 지원시스템(FUSE)'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방대한 과학기술 문헌을 일정 체계하에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학제 간 융합 경쟁력 강화와 유망기술 발굴 지원을 목표로 한다. 영국의 '시맨틱 기술기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시스템(CUBIST)'도 마찬가지다. 셰필드대 등이 참여해 지난해부터 연구가 본격화된 CUBIST 프로젝트에서는 대용량이면서도 서로 다른 형식의 데이터를 대상으로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맨틱 웹 검색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시맨틱 기술을 적용하면 컴퓨터가 정보의 의미를 지능적으로 이해하고 정보들 간의 논리적 추론까지 내릴 수 있어 TOD의 도구로 채택됐다. ◇자동화된 기회기술 발견·추적=반면 아직까지 국내의 TOD는 불모지와 다름없다. 몇몇 전문 컨설팅 업체가 존재하지만 고가의 비용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중소 연구기관들의 활용은 극히 제한적인 실정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TOD의 효용성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최근 논문, 특허, 과학기술 관련 콘텐츠와 웹 자원을 분석해 기회기술을 발굴하는 TOD 시스템 구축에 나섰기 때문이다. KISTI는 이미 확보한 국내 최고 수준의 시맨틱 웹 기술을 적극 활용, 급증하는 과학기술 관련 정보를 분석해 기회기술을 스스로 발견ㆍ추적하는 자동화ㆍ지능화된 TOD 개발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성원경 KISTI 정보기술연구실장은 "국내 중소기업의 60% 이상이 신사업 발굴, 시장정보 분석, 해외시장 개척 등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KISTI의 TOD로 이 요구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회기술의 자동 발굴 외에도 KISTI의 TOD는 기존 시스템과 많은 차별점을 갖는다. ▲산학연 R&D 주체가 직접 사용하는 사용자 친화적 시스템 ▲다양한 유형의 기술 기회에 대응하는 모델 포트폴리오 탑재 ▲기술경영 이론, 시맨틱 웹 기술, 언어처리 기술, 정보계량분석 이론 등의 융합시스템이라는 점이 그것이다. KISTI는 이 같은 특징을 갖는 한국형 TOD 지원시스템을 6년 내 상용화 서비스할 계획이다. ◇수천억원대 경제적 파급 효과=향후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산학연 R&D 주체들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이전받거나 웹에 접속해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특정 기술과 시장의 트렌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일례로 관심분야를 입력할 경우 주기적으로 해당 분야의 최신 정보를 제공받게 된다. 또한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큰 틀의 가이드라인만 제시하면 TOD 관련 지능형 정보를 생성한 다음, 전문가 풀을 활용해 그 정보를 검증한 뒤 컨설팅을 해줄 수도 있다. TOD 시스템은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오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기획비용 절감 ▲R&D 투자 확대에 따른 부가가치 창출 ▲사업화 성공률 제고에 의한 추가 부가가치 창출 효과를 모두 더하면 2011년 현재의 가치를 기준으로 계산해도 최소 수천억원대의 경제가치 생성이 가능하다는 게 KISTI의 분석이다. 구체적으로 TOD 시스템이 R&D 과제 기획에 적용되는 비율이 1.4%만 돼도 3,278억원, 1.9%일 때는 4,449억원, 2.5%일 때는 무려 5,854억원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 실장은 "10월 영국 맨체스터대 텍스트마이닝 연구센터,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아시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며 "이는 TOD와 관련된 글로벌 주도권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