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모 절반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자녀 양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자녀 1인당 총 양육비로 2억6,200만원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양육에 대한 과도한 부담은 저출산의 원인이 되는 동시에 부모 본인의 노후생활 준비를 어렵게 해 국가적인 문제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승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한국인의 자녀양육 책임한계와 양육비 지출 실태'에서 지난 2009년 기준으로 출생 후 대학졸업까지 자녀 한 명에게 지출되는 총 양육비가 2억6,204만4,000원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이를 지난해 소비자 물가지수 5%를 적용해 환산하면 2억7,514만6,200원으로 늘어난다. 우리나라 부모 절반가량(49.6%)은 자녀양육의 책임이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까지 책임진다는 의식은 2003년 40.2%, 2006년 46.3%로 높아졌지만 결혼까지 챙겨야 한다는 생각은 같은 기간 32.1%, 27.0%에서 지난해 23.1%까지 약화됐다. 양육기간별로 살펴보면 영아기(0~2세) 3년간 2,466만원, 유아기(3~5세) 3년간 2,937만6,000원으로 산출됐다. 초등학교 6,300만원, 중학교 3,535만2,000원, 고등학교 4,154만4,000원의 양육비가 지출됐으며 대학에 갈 경우 4년제 기준으로 6,811만2,000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학, 재수, 어학연수 등을 할 경우에는 이보다 더 많은 양육비가 지출될 것으로 조사됐다. 양육비를 월평균으로 계산하면 영아 68만5,000원, 유아 81만6,000원, 초등학생 87만5,000원, 중학생 98만2,000원, 고등학생 115만4,000원, 대학생 141만9,000원으로 자녀의 연령이 올라갈수록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자녀 1인당 지출되는 월평균 양육비는 지난해 100만9,000원으로 2003년 74만8,000원, 2006년 91만2,000원보다 증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사교육비가 23만원을 차지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식료품비(15만6,000원), 공교육비(15만3,000원)가 뒤를 이었다. 사교육비 지출은 유아 18만1,000원, 초등학생 28만6,000원, 중학생 34만1,000원, 고등학생 33만5,000원으로 늘어났고, 대학생은 공교육비 지출이 54만1,000원으로 가장 컸다. 김 위원은 보고서에서 “한국부모들은 자녀양육에 대해 본인 스스로 너무 과중한 책임을 지고 있어 소자녀 선호 현상을 초래하고 나아가 저출산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며 “자녀를 키우느라 본인의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부모는 노후생활을 감안해 자녀양육 계획을 수립하고 대학 과정부터는 자녀 스스로 책임지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정부는 다방면으로 사교육 대책을 마련하고 학자금 융자제도를 강화해 학부모 부담을 줄이도록 하며 ▦자녀 스스로도 늘어나고 있는 휴대폰 비용 등 교통통신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