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김중수 한은 총재 점진적 금리인상 시사

금융협의회 주재 “위기 예방에는 고통이 수반”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통이 수반된다”며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올해 상반기 4.3%에 달한 소비자물가상승률과 향후 기대 인플레이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1,000조원에 달한 가계부채 문제로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김 총재는 이날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시중은행장들을 초청해 금융협의회를 주재하면서 “학자들 사이에서 통화정책을 강하게 집행해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과 곪아 터진 뒤에 수습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나은지에 대해 이견이 있다”며 “하지만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견해가 더 많다”며 이 같이 말했다. 협의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은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의 영향으로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저소득층의 은행대출 이용기회가 제약될 우려가 있는 만큼 서민금융 확충 등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특히 변동금리부 대출을 고정금리부 대출로의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은행이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자산유동화증권(MBS), 커버드본드 등 장기채권 발행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시중은행장들은 정부의 국내 외화표시채권(김치본드)에 대한 투자제한 조치가 은행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총재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합의에도 불구하고 불안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한국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스에 대한 추가 금융지원에 대해 “문제의 해결이라기보다는 어느 정도 이연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을 것”이라며 “유럽 재정위기 국가들에 대한 익스포져(위험노출)는 많지 않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자금 중 절반 정도가 유럽계 자금이어서 간접적인 영향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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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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