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나경원, ‘세심(細心)’의 리더십으로 팔로어십 유도

하드웨어보다 생활밀착형 소프트웨어 확충<br>전시성 예산과 개발사업 재검토 등2오세훈 전 시장과 차별화<br>박근혜 전 대표 만나 조언 구하겠다

오는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유력 한나라당 후보로 꼽히는 나경원 최고위원(이하 의원)이 23일 출마선언에서 특유의‘세심(細心) 리더십’을 내세워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출사표를 던지며 “행복한 서울의 ‘진짜 시장’이 되기 위해 세심하고 부드러운 힘으로 서울을 멋지게 변화시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6ㆍ2지방선거 당내 경선에서 오세훈 전 시장에게 석패했던 그는 평소 거대담론에 천착하기 보다는 세심하게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국민들의 마음을 살피고 챙겨야 한다는 정치철학을 갖고 있다. 2010년에 펴낸 자서전의 제목이‘세심(나와 세상을 바꾸는 마음의 힘)’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이날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자녀의 엄마로서 서울을 시민들이 행복한 사랑의 가족 공동체로 만들겠다”며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 교육ㆍ주택ㆍ시민안전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출마 배경으로는 “어렵고 불편한 사람들의 생활이 편해지게 만들기 위해”라며 가족이 행복한 ‘생활특별시’를 강조했다. 나 의원은“서울의 하드웨어는 세계 어느 도시와 견줘도 부족함이 없지만 소프트웨어는 부족하다”며 보육시설∙도서관∙공원∙체육시설 등 생활시설의 확충, 먹거리에 대한 안정성 및 위생검사 강화 등 생활 밀착형 정책들을 제시했다. 일자리 창출과 고품격 문화도시, 생활공동체 구축, 교통ㆍ환경ㆍ상하수도ㆍ기피시설 해결을 위한 수도권의 협력과 갈등 조정의지도 나타냈다. 나 의원은 이날 점진적 복지강화를 내세우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접점찾기이자 강남ㆍ북간 복지균형, 시의회와 구청장을 장악하고 있는 야당과의 협력 의지도 복합적으로 나타냈다. 그는 “출산장려금에서부터 아이들의 예방접종까지 복지혜택은 자치구의 재정여건에 따라 저마다 다르다“며 “‘생활복지기준’을 마련하고 장애인ㆍ독거노인ㆍ저소득층을 위해 최저생활기준선을 만들겠다”며 복지정책을 밝혔다. 최근 무상급식 투표에서 오 전 시장을 도와 ‘무상급식 반대운동’을 적극 폈던 입장에서 일정부분 입장변화를 시사한 것이다. 특히 나 의원은“(25조원이 넘는 서울시의) 빚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축제와 행사 등 전시성 예산을 줄이고 검증되지 않은 개발사업은 시민,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다시 한번 점검하겠다”고 밝혀 오 전 시장과의 차별화와 야권과의 협력을 시도했다. 나아가 “(오 전 시장이) 조금 소통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는데 저는 소통을 많이 해서 시민의 의사가 반영되는 시정을 하겠다. 시민의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는 자리이고 여기에는 정치인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며 시민후보인 박원순ㆍ이석연 변호사와의 경쟁우위도 주장했다. 서울시 살림을 알뜰하게 꾸려 2014년까지 부채 절반을 감축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은 “예전엔 거대담론 중심이었지만 이젠 일상 생활 하나 하나에 가치를 둬서 여성의 세심함으로 보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나 의원의 앞길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우선“서민정책에 대해 문제의식이 부족하다(당의 한 관계자)”는 말처럼 정책 콘텐츠 능력에 대한 의문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물론 지난해부터 서울시장을 준비해왔다는 적지 않게 준비가 돼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00년 서울에서 열린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것도 논란거리다. 이에 따라 나 의원은 박 전 대표에 대해“아직 만나 뵙진 못했지만 당 후보로 확정된다면 찾아 뵙고 여러 조언을 구하겠다”며 SOS를 쳤다. 한편 이날 출마선언장에는 강승규ㆍ이두아ㆍ김성태ㆍ안형환 의원과 지지자 등 100여명이 ‘나경원’을 연호하며 분위기를 북돋았다. 다음은 나 최고위원의 기자회견 일문 일답.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말해달라. 당선된다면 시정은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항상 약자와 같이 하는 그런 시정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시장의 자리가 도시의 경쟁력과 도시의 미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뒤처진, 낙오된 사람들과 함께 가는 서울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를 시작하면서도 늘 그런 마음을 가졌고 지금까지도 그랬다. 약자와 함께하는, 약자가 현실의 벽을 넘어가는 울타리 만들고 보듬고 가는 정책 통해 함께 가는 서울시를 만들도록 하겠다. 그 내용의 핵심은 서울시민들의 생활이 편해지는 것. 약자가 행복하고 편해지면 보통의 서울시민도 행복하고 편해진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지원유세를 부탁했나. ▦아직은 만나 뵙지는 못했고 당 후보로 확정된다면 찾아 뵙고 여러 가지 조언을 구하겠다. -전임 시장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또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오세훈 전 시장이 잘한 부분도 많고 잘못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잘한 부분의 정책은 지속적으로 더 발전적으로 가져가야 할 것이다. 다만 오세훈 전임 시장의 시정 중 조금 소통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좀 더 소통을 많이 해서 시민의 의사를 중심으로 앞으로 시민의 뜻이 반영되는 시정을 하겠다. 주민투표에 뜻에 대해선 이번 주민투표는 215만명의 주민들이 참여했다. 그러나 또 투표함은 개함 못했다. 그 모든 뜻을 같이 헤아리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서울시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저는 나라와 서울시 미래에 대한 책임이라 생각한다. 지금 정치권에 대해서 얼마 전에 저희가 대규모 정전이 있었는데 한 나라의 정전이 전체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블랙아웃이라 한다. 정치권이 블랙아웃 직전이라 생각한다. 우리끼리 싸움에 매몰돼 우리만의 정치라고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다. 그런 불신을 벗기 위해선 일단 국민을 위한 정치을 해야 한다. 서울시장 된다면 시민을 위한 행정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과정에서 역시 ‘과연 누가 책임 있게 미래를 위해 일할 수 있느냐’가 범여권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출마를 결심할 때 나 최고위원의 마음을 움직인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 선거로만 생각하면 굉장히 어려운 선거다. 그러나 지금 서울시장 자리는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면 우리 서울은 하드웨어적으론 세계 다른 도시와 견줘 부족함 없을 정도로 많이 갖춰져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시민생활 하나하나 챙겨지는 부분에 있어선 아직도 부족하다. 세심한 마음과 행정도 중요하고 또 우리 사회 어려운 사람들, 불편한 사람들의 생활을 편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약자가 부딪히는 현실의 벽이 얼마나 높은지 많이 봤다. 그런 것을 행정의 영역으로 가져와 제가 하면 지금 서울시에서 필요한 일들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 한다. -행정경험은 어떤가. ▦이석연 후보와 그 시민단체들이 표방하는 큰 가치가 한나라당의 가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치를 같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다. 서울시장의 자리는 행정의 자리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서울시장은 결국 서울시민들의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그 갈등을 조정하는 것은 역시 정치인이라는 역할이다. 정치인의 역할 중 중요한 것이 갈등 조정이기 때문에 행정뿐 아니라 갈등의 조정자로서의 서울시장 자리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특히 지금 서울과 대한민국의 어려움은 갈등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갈등의 조정자로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4년까지 서울시의 부채를 절반으로 줄인다고 했는데 그 예로 검증되지 않은 개발사업을 다시 한 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것은 한강 르네상스 사업과 디자인 서울을 의미하는 것인가. 아울러 박원순 변호사와 나경원 자신에 대해 칭찬 한 마디 해달라. ▦첫 번째 질문은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나 디자인 서울 중 잘된 부분도 있고 잘못된 부분도 있다.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선 시민운동가로서 훌륭한 분이라는 말씀을 드린다. -여권 유력 후보로 거론된 지 한 달 만에 출마 선언을 했다. 국가와 당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고 고심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 출마 이유 중 한 가지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나. ▦그동안 고심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이번 선거에서 당이 국민의 뜻도 시민의 뜻 받아들이고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책임 있는 정치를 위해 당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고 당 힘이 하나로 모아지는 것을 같이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꼭 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힘이 모아질 수 있다면 그렇게 가야 하지 않나 고심도 많이 했다. 그러나 이제 당의 컨센서스가 이뤄졌다고 보고 지금 서울 시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정은 바로 구석구석 살피는 시정, 특히 약자 기준으로 하는 시정이라 생각해서 나서게 됐다. -복지, 일자리, 생활행정 등 주요 공약 말했는데 지난해도 했기 때문에 나름 준비가 상당히 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주요 비전과 철학 달성하기 위한 추진 전략과 세부 실행방안, 나아가 현실적으로 시의회와 구청장을 야당이 장악한 상황에서 협력을 어떻게 끌어낼 것 인가. 서울시의 리더로서 시의회와 시민 등에 대한 팔로어십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 또 박원순 변호사와 민주당 후보에 비해 나 최고위원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강점은 무엇인가. ▦지금 서울시는 시의회 그리고 서울시 구청장 대부분을 야당이 장악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민들이 서울시장은 견제와 균형 의미에서 여당을 선택해 줄 것이라 믿는다. 서울시의회나 자치구 구청장과 충분 대화하고 경청하겠다. 정치권이 결국 정치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한, 국민을 위한 정치와 행정을 한다면 합의를 이뤄내지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듣고 대화해서 이끌어낼 수 있다 생각한다. 야당 후보와의 차별점은 신뢰다. 야당 후보 모두 훌륭하지만 책임 있게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람은 나경원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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