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국경 없는 쇼핑시대] '대형마트표 건강기능식품' 레드오션을 블루오션으로

이마트 '6년근 홍삼정'

합리적 가격·고품질에 내놓자마자 완판 행진

롯데마트·홈플러스도 자체 상품 출시 잇따라


2013년 10월 서울 이마트 성수점. 건강식품 코너에 이마트 자체 브랜드를 단 '6년근 홍삼정'이 등장했다. 9만9,000원이라는 가격표가 가장 눈에 띄었다. 기존 유명 브랜드 상품의 딱 절반 수준이었다. 건강식품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지만 소비침체로 가격 저항감은 커지는 상황에서 수요와 가격의 중간 지점을 공략하는 맞춤형 전략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마트 홍삼정은 출시 이틀 만에 준비 물량 2,000개가 완판됐고 물량 부족으로 첫 출시 이후 55일이 지나서야 판매가 재개됐다. 또한 자체 홍삼정은 출시 1년 만에 전체 홍인삼 상품군 매출의 76.5%를 차지하는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이마트 전체 성장률이 1%도 안 되는 상황에서도 건강식품군이 10% 가까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높은 가격 때문에 레드오션으로 변했던 홍삼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바꾼 것"이라며 "자체 브랜드 홍삼정의 성공은 또 다른 건강식품 출시에 힘을 실어줬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홍삼정 출시 이후 홍삼파우치·어린이홍삼·간편홍삼정 등 홍삼 건강식품의 라인업을 완성했고 비타민과 유산균, 백수오 등으로 자체 브랜드 건강식품 종류도 확대했다. 현재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건강식품 넷 중 하나는 자체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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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자체 브랜드의 홍삼·비타민 등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이마트와 함께 '마트 건강식품'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 가격은 낮지만 '저질'이 아닌 '합리적'인 상품들이 모여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대형마트가 보여준 것이다.

롯데마트의 비타민과 오메가는 지난해 3월 첫 출시 이후 130일 만에 각각 7만개, 3만개 이상 팔리며 해당 상품군의 유명 브랜드를 밀어내고 1위를 차지했다.

홈플러스도 마찬가지다. 홈플러스가 설을 앞두고 지난해 12월29일부터 1월18일까지 건강식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월 동기 대비 15.0% 늘어난 가운데 홍삼이 22.4%로 가장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역시 매출신장의 핵심은 자체 브랜드 홍삼정이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홍삼·비타민·오메가·유산균 등의 매출이 자체 브랜드 상품을 내놓은 후 일제히 출시 이전보다 늘어났다"며 "광고비, 인건비, 대리점 운영비 등의 가격 거품을 빼고 원산지 등은 확실하게 공개한 점이 '마트 건강식품' 인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트 건강식품은 중소기업과 상생에 크게 일조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기술력은 갖췄지만 판로가 부족했던 중소 협력업체들이 마트의 신뢰도와 전국 판매망을 통해 우수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내놓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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