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박근혜 "폐족이라 불렀던 실패 정권 부활 안돼"

유세 출정식서 날선 비판<br>이틀간 충청권 14곳 방문<br>확실한 텃밭 만들기 총력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7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을 적고 있다. /오대근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7일 충청 일대를 훑는 1박2일 유세를 시작으로 22일간 대선 유세를 시작했다. 이틀간 충청과 전북을 거쳐 수도권으로 올라오는 박 후보는 유세지 19곳 중 14곳을 충청에 배정할 정도로 이 지역에 공을 들였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9시30분께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유세에 돌입했다. 박 후보는 이어 KTX를 타고 11시10분 대전역에 도착해 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향한 날 선 비판으로 첫 유세연설의 운을 뗐다.


박 후보는 "야당 후보(문재인)는 스스로를 폐족(廢族)이라고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실세였다"면서 "이들은 정권을 잡자마자 '국가보안법을 폐기하겠다' '사학법을 개정하겠다'며 이념투쟁으로 날밤을 지샜다"고 꼬집었다.

그는 노무현 정부를 지칭하며 "서민정권을 주장했지만 당시 대학 등록금은 역대 최고로 무지막지 뛰었고 부동산도 역대 최고로 폭등했다. 양극화는 심화했고 비정규직이 양산됐다"면서 "그런데 한번이라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 적 있나. 이런 실패한 과거 정권이 다시 부활해서야 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이어 "저와 새누리당은 우리의 잘못을 처절하게 반성해 정강정책부터 당명까지 바꿨다"면서 ▦반값등록금 및 셋째 자녀 등록금 무료 ▦가계부채로 인한 채무 불이행자 빚 탕감 ▦암 등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100% 지원 ▦성폭력ㆍ학교폭력ㆍ가정파괴범ㆍ불량식품 척결을 약속했다.


박 후보가 대선 첫 공식 유세라는 상징적인 장소를 충청으로 정한 배경에는 다양한 포석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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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세종시 원안 고수를 내세워 정치인 박근혜의 신뢰를 내세우기 위해서다. 박 후보는 이날 "저 박근혜, 세종시를 정치생명 걸고 지켰다"면서 "국민과 맺은 약속은 하늘같이 여기고 어떤 일이 있어도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 지지세가 높아졌지만 아직 민주당 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충청을 확실하게 텃밭으로 만들려는 의도도 있다. 당시 충청에서 새누리 10석, 민주 12석, 선진 3석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선진당과 합당하면서 충청에서 과반을 넘겼지만 최근 이 지역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문 후보에 0.4~10%포인트 우위를 점할 뿐이다.

이 때문에 이날 유세에는 최근 합당한 선진통일당의 전신인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전 대표를 비롯해 이인제 의원 등 선진당 출신 합당 인사가 참여해 지지를 끌어올리려 애썼다. 이들은 2006년 박 후보가 지방선거 유세 중 테러를 당한 뒤 수술 직후 "대전은요"라고 말한 일화를 연이어 상기시켰다.

이 전 대표는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사퇴를 언급하며 "사퇴라는 것은 정치적으로 자살한 것과 같다. 통 큰 형님이라면서 순진한 사람을 스스로 자살하게 만든 사람이 어떻게 신뢰 받는 국가 지도자라고 하겠나"라며 문 후보를 맹렬히 비난했다.

이날 대전 유세 출정식에는 당의 모든 물자가 총동원됐다. 대전역에 있는 박 후보가 같은 시각 열린 서울ㆍ광주ㆍ부산의 유세현장을 당의 자체 방송능력을 활용해 동시에 생중계로 연결했다. 한라산 백록담, 세종시, 부산 자갈치시장, 해남 땅끝마을 등 17대 시도에서 가져온 물과 흙을 섞는 합수합토식도 벌였다. 국민대통합과 소통을 상징한 이 물과 흙은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에 '약속의 나무'를 심는 데 사용한다.

가수 설운도, 탤런트 송재호ㆍ김애경, 탁구선수 출신 유승민, 개그맨 김종국 등 연예인유세단도 박 후보 지지를 요청했다. 그 밖에 제주에서 출발한 자전거유세단은 이날 국토종단 유세를 시작했다. 박 후보는 이날 저녁 전북 군산ㆍ익산을 거쳐 전주에 있는 전북대 앞에서 한 표를 호소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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