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르포] 경인아라뱃길 밑에 송전선로가?

수도권 전기 42% 공급하는 한전 인천지역본부 찾아가보니


단 1분도 채 서 있기 힘들만큼 매서운 봄바람이 불던 지난 11일 낮. 한강하류와 서해바다를 잇는 경인아래뱃길 바닥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한국전력 인천지역본부의 지하 전력구를 찾았다. 일반 아파트 15층 높이인 57m 지하를 걸어 내려가니 길이 2.1km의 해저터널이 모습을 드러냈다. 찬바람이 부는 바깥과 달리 전력구 내부는 송전선로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로 온도계의 눈금이 섭씨 37 ℃를 가리킬 만큼 후덥지근했다.

성인 1명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를 가운데 두고 터널 양 옆에는 인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수도권으로 공급하는 송전선로가 길게 뻗어 있었다. 서인천복합·신인천복합·인천화력·포스코복합·영흥화력 등 인천의 5개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력 1300만kW 중 700만kW가 바로 이 송전선로를 따라 경기 북부와 경기 서남부로 가게 된다. 전국 전력수요의 40%가 집중된 수도권을 책임지다보니 인천지역본부는 한전의 전체 지역본부 중 어깨가 가장 무거운 곳이기도 하다.


박중길 한전 인천지역본부장은 “수도권 전력 수요의 42%를 우리가 책임지고 있다”면서 “만일 이곳 송전 시설에 문제가 발생하면 수도권 지역 10여개 공단에 위치한 8,000여개 기업은 물론 경기 북부 및 서남부 지역의 각 가정의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긴다. 그만큼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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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송전선로가 막대한 전력 수요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라 인천본부의 고민은 깊다. 내년 말 포천과 동두천복합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 전력계통 사정이 나아지겠지만 그 전까지는 단 하루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김재승 한전 송전팀장은 “메인 송전로 외에 유사시 대체하는 송전로가 하나 더 있지만 지금은 양 쪽 모두 정격용량의 90%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만일 한쪽에 이상이 발생하면 어쩔 수 없이 발전소 일부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인천지역본부는 하루 24시간 철통감시를 통해 혹시 발생할지 모를 정전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당장 수도권에 발전소와 송전선로를 추가로 짓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고장예방 활동 강화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박 본부장은 “휴일과 밤낮 없이 24시간 전력 계통을 감시·제어하며 과학화 진단 장비를 이용해 고장예방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선로 점검도 타른 지역보다 3~4배 강화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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