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G2 훈풍이 북풍 잠재웠다

北 로켓 발사 불구 美 추가 양적완화·中 부양책 기대감에 반등<br>건설·기계·철강금속 등 소외됐던 업종 크게 올라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지만 국내 증시는 오히려 20포인트 이상 올랐다. 예고된 악재보다는 미국과 중국 등 경기부양 기대감에 더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로켓발사는 발사계획부터 진행상황까지 이미 알려진 악재였던 만큼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당분간 시장은 북한 변수보다는 해외 경기 지표에 더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28포인트(1.12%) 오른 2,008.91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 9일 이후 4거래일 만의 반등이다.

외국인이 2,106억원, 개인이 1,288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기관이 3,000억원 넘게 사들이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북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상승한 것은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가 큰 폭으로 반등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과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추가 양적완화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1% 넘게 상승했다. 유럽증시 역시 미국의 추가 부양 기대감에 이틀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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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중국의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8.1%를 기록하며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이 크게 줄어들기도 했지만 중국 정부가 경기 경착륙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각되며 다시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그동안 전자와 자동차 중심의 쏠림 현상 속에 소외됐던 건설ㆍ기계ㆍ철강금속 등이 강하게 반등했다. 이날 건설업과 운수창고, 기계, 철강ㆍ금속업종 지수는 모두 2% 넘게 상승했다. 반면 최근 시장의 중심축이었던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각각 0.39%, 0.19% 내렸다.

북풍이 이처럼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은 북한 미사일 발사가 이미 노출된 악재인데다 그마저도 궤도 진입을 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보다는 주변국가의 경기 지표에 더 민감하게 반응을 한 셈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이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인 이상 주변을 둘러싼 열강들의 상황에 따라 증시가 좌우될 수밖에 없는데 이에 반해 북한 리스크는 증시의 추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특히 최근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도는데다 전날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북한 이벤트가 묻혀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국제사회 제재로 인한 추가 도발과 북한 핵실험 등 우려가 남아 있지만 이 역시 단기 변동성을 키우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국과 유럽 증시가 많이 오른데다 최근 며칠간 국내 증시가 많이 빠진 상황이었다"며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상황에서 노출된 악재가 터진 것이고 이마저도 결국 발사 실패로 끝나면서 주식시장에 미친 영향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곽 연구원은 "한동안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북한 로켓 발사와 옵션만기 등이 지나가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됐고 몇 차례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2,000포인트선 부근에서 지지선을 확인한 만큼 당분간 주가가 완만한 반등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오는 6월 한국증시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될 경우 매수세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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