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미국 등 글로벌 증시에서 중소형주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강세를 보인 대형종목의 주가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소형주에 주목하면서 해당 종목들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11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28포인트(0.05%) 내린 533.70으로 마감하며 지난 8거래일간 상승 이후 쉬어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나 장 중 코스닥지수가 536.84까지 오르며 지난 해 11월 초 기록한 전고점을 넘어서기도 했다. 새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4.50%로 코스피지수(1.82%)를 압도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외국인이 이끌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 대해 6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11거래일째 ‘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월 이후 외국인이 코스닥시장 주식을 내다 판 것은 단 2거래일에 불과할 정도로 최근들어 외국인들은 중소형주를 집중적으로 편입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날 1,071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포함해 3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코스닥 종목 가운데서도 우량주와 대기업 투자에 따라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정보기술(IT) 부품주를 중심으로 매수했다. 올들어 이날까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코스닥 종목은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장비 제조업체 에스에프에이로 52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또 서울반도체(273억원), 덕산하이메탈(237억원), 멜파스(137억원), 파트론(85억원), 크루셜텍(41억원) 등 IT 장비 및 부품주 들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CJ오쇼핑(276억원), 셀트리온(91억원), 메가스터디(62억원) 등 코스닥 대형주들 역시 외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외국인들이 코스닥 우량주를 대거 매수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타지수와 우량주로 만든 코스닥프리미어지수는 올 들어 각각 6.61%, 5.52% 올라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지난해 말부터 증권사들이 ▦대기업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기업이익 증가 ▦유동성 확대 및 위험자산 선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 매력 등을 근거로 주장했던 ‘중소형주 랠리’가 새해 들어 현실이 되는 모습이다. 미국 증시에서도 중소형주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날 현재 미국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2010년 이후 누적 상승률 26%를 기록해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14%)를 2배 정도 웃돌고 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증시에서 중소형주들이 주목을 받는 것은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약화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이익이 개선됐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증시 역시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