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우유 맞수 매일-남양 이젠 커피 라이벌

유제품 성장세 둔화에 커피시장으로 눈 돌려<br>매일, 폴바셋·루소랩 등 전문점 중심 사업 확대<br>남양, 믹스 진출 이어 캡슐커피머신 출사표


유업계 전통의 라이벌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이 커피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모태인 유제품 사업이 저출산 및 소비 침체의 영향으로 국내시장 성장세가 둔화되자 커피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올 들어 서울 광화문, 압구정동, 삼성동 등 주요 상권에 커피전문점 '폴 바셋' 매장을 열고 지난 7월에는 폴 바셋 사업을 위한 별도 법인을 설립하는 등 커피전문점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9년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21개 직영점을 운영 중인 폴 바셋은 매일유업의 외식브랜드 가운데 최다 매장 수를 확보하며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매일유업은 지난 1997년 컵커피 '카페라떼' 출시로 커피사업에 발을 들인 이래 매년 두 자리 수 이상 성장하고 있는 컵커피 시장에서 지난 1998년 '프렌치카페'를 선보인 남양유업과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사인 씨케이코앤도 지난 8월 서울 양평동에 커피 전문유통매장 '어라운지'를, 최근에는 폴 바셋 매장이 입점해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에 커피전문점 '루소랩'을 각각 여는 등 커피사업 확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씨케이코앤은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동생인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이 최대주주이며 커피원두 공급 및 분유제품 뚜껑 제조 등의 사업으로 매일유업과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김웅 대표가 "글로벌 커피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공언하는 등 커피기업으로의 변신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1조원대로 추산되는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해 지난해 10%대 점유율로 올라서며 1위 동서식품에 이은 부동의 2위였던 네슬레를 3위로 끌어내리는 파란을 일으켰고 1,800억원을 투자한 전남 나주 커피공장이 이달 말 완공되면 커피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컵커피 시장에서도 지난달 매일유업의 '바리스타'를 겨냥해 같은 용량(250ml)의 고급 브랜드 '카와'를 론칭했다.

관련기사



남양유업은 인스턴트 믹스커피 시장에 진출한지 3년도 채 안된 지난 9월 커피머신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네슬레와 동서식품 등이 선점하고 있는 캡슐커피머신 시장에 대응해 필립스전자와 손잡고 '더 파드 식스 (the POD six) 커피 시스템'을 출시, 정면 대결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유업계 라이벌인 양사의 움직임은 유제품 사업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더욱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양유업은 우유사업 매출 신장률이 한자릿수에 머문 가운데 지난해 커피믹스로 2,198억원의 매출을 올려 조제분유 매출(1,945억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매일유업은 유제품 사업의 둔화세에 더해 수년 전부터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해온 외식사업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일유업은 인도요리 전문점 '달'을 비롯해 현재 7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이나 폴 바셋, 크리스탈제이드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들의 매장 수는 1~3개 수준에 그치는데다 외식법인인 크리스탈제이드와 부첼라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8월 서울 이촌동과 청담동에 운영하던 일식 전문점 '하카타 타츠미' 사업을 접었고 지난 6월에는 서울 신사동의 달 매장을 폐점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외식 및 커피사업은 신성장동력 확보뿐만 아니라 유제품을 활용한 메뉴 개발 및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는 등 주력사업인 유제품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