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日本 대지진] 대재앙에도 남 배려하다니… 지구촌이 감탄

日語 서툰 외국인 위해 4개 국어로 재난 정보 내보내고<br>방송선 자막·수화로 장애인 도와… 열악한 韓과 대조적

일본 대지진 이후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을 배려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에 지구촌이 감동하고 있다. 특히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나 일본어가 서툰 외국인들에 대한 그들의 각별한 관심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지진 피해가 가장 심각한 일본 미야기현에서는 지난 11일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외국인 지원 시스템'을 가동하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영어와 한국어∙포르투갈어∙중국어 총 4개 국어로 재난 정보를 내보냈다. 이 시스템은 현 내에서 진도4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거나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을 때 자동적으로 가동된다. 14일 발생한 여진(규모 6.3)도 발생 3~4분 안에 각국 언어로 전달됐다. 도쿄 동쪽에 있는 지바현은 방재 사이트를 통해 피난권고나 대피지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피난소와 자원봉사센터의 위치도 주요 외국어(한국어∙영어∙중국어)로 알려준다. 평소에는 파도의 높이나 날씨 등을 전달하지만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재해정보 알림 기능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도쿄는 주요 외국어로 제한송전(계획정전) 정보는 물론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개설된 광역대피 장소, 재난대비 요령 등을 알려주고 있다. 또 이들 지방정부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핸드폰으로 읽는 바코드인 QR코드를 이용해 확인할 수도 있다. 일본 지방정부는 외국인들이 처음 전입신고를 할 때 재해대비 내용을 적어둔 안내서를 배포한다. 이 자료에는 자택과 가까운 대피소 위치나 주의해야 할 사항이 빼곡하게 설명돼 있다. 대부분 재해 관련 정보는 한글∙영어∙중국어 총 3개 국어로 발행된다. 도쿄에 거주하는 박승진(34)씨는 "외국인 등록을 할 때 구청 같은 곳에서 재해 발생시 행동요령 등이 적혀 있는 소책자를 받았다"며 "일본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뿐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관심도 돋보인다. NHK방송은 재난방송을 실시할 때 모든 내용을 자막과 수화도 동시에 내보낸다. 자원봉사단체 중에서는 수화통역을 전담하는 곳도 있다. 위성통화를 연결하는 스카이프나 메신저를 활용해 청각장애인과 일반인들을 연결하는 사회적 기업 'ShuR'는 지진발생 다음날부터 무료로 수화 통역을 제공해주고 있다. 우리는 재난약자들을 위한 방재 대비책이 걸음마 수준이다. 특히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위한 재난∙재해정보 외국어 통역서비스는 거의 없다. 국가 재해가 발생했을 때 재난방송을 주관하는 KBS에서도 외국어 자막을 의무적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매뉴얼이 없다. 김근영 강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방재시스템은 철저하게 내국인 중심으로 이뤄져 있어 국내 지형과 언어에 밝지 못한 외국인은 재해 발생시 정보 공유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통역 서비스의 경우 결국 인원과 예산이 필요한 문제여서 정부로서도 당장 쉽게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상청 정보도 차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기상청 홈페이지는 영어∙중국어∙일어 등 3개 국어로 정보를 내보내고 있지만 외국어 버전으로 들어가면 한글 홈페이지의 극히 일부분만 보여준다. 한글로 제공되는 정보의 양과 질은 뛰어난 수준이지만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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