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은행] 딜러들과 난상토론

지난 23일 오후 5시30분. 여의도에서 열린 한 세미나는 한가지 기록을 세웠다. 국내채권시장을 움직이는 딜러 70여명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행과 증권, 투신, 보험권을 망라한 메이저급 딜러들이 특정 주제를 놓고 자리를 함께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증권이 개최한 이날 세미나의 주제는 「통화안정증권 시장의 현황과 과제」. 주제 자체가 관심을 끌만한 소재이기도 했지만 딜러들이 모인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주제발표를 통화채발행 주체인 한국은행이 담당했기 때문. 통화당국과 시장과의 만남이 남다른 관심을 불러 일으킨 셈이다. 한은이 시장참가자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공식적으로 대면하기는 처음인 탓인지 채권딜러들의 토론 열기도 높았다. 딜러들은 통화채 발행물량 과다와 통화증발, 인플레 가능성에서 내정금리 사전발표의 부작용에 이르기까지 조목조목 따져물었다. 한 참석자는 한은측이 해명성 답변에 나서자 「끝까지 듣고 말하라」며 다그쳐 가면서 세찬 질문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한은 金팀장은 질문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수차례 『시장운영상의 미숙점이나 개선사항을 지적해달라』고 부탁했다. 덕분에 세미나도 당초 예정보다 1시간 이상 늦게 끝났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시장의 목소리를 뒤담아 들으려는 자세에서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며 『이같은 움직임이 다른 경제부처들에도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은과 시장과의 이날 만남은 시장친화적 정책(MARKET FRIENDLY POLICY)의 가시적 출발점이다. 앞으로 시장 참가자들과의 만남을 콜시장·외환시장으로 확대할 방침. 金팀장은 『국내자금시장을 실제로 움직이는 30, 40대 대리·과장급 딜러들이 지적한 사항들은 제도개선과 정책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권홍우 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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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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