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르크화 약세 ‘위험’ 수준

◎34개월만에 1불=1.7마르크 돌파… 독 인플레 우려/12%까지 치솟은 실업률이 근본원인/독 주도 EMU 앞길도 암운에 싸여/차·화학업계선 수익성 개선 주장도유럽단일통화를 주도하고 있는 독일경제가 고 실업률로 휘청이면서 마르크화의 평가절하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독일 마르크화의 달러대비 환율이 17일 런던외환시장에서 34개월만에 1.7마르크를 돌파, 1.7005마르크까지 치솟았으나 장후반 조정이 이루어지면서 소폭 하락, 전날(14일) 뉴욕장보다 0.0019마르크 오른 1.6994마르크로 폐장됐다. 달러당 1.7마르크선을 돌파한 것만이 아니라 마르크화 환율은 올해 첫 날의 달러당 1.54마르크에서 10%이상이나 올랐다. 마르크화 평가절하의 단기적인 원인은 독일의 실업률. 최근 발표된 독일의 1월중 실업률은 1930년대 대공황이후 최고치인 12%였다. 1월중 실업자수는 지난해 12월보다 51만명이 증가한 4백65만명이었다. 비록 독일정부는 1월중 실업자수 증가에는 계절적요인이 크게 작용했으며 조만간 실업자수가 다시 줄어들 것이라고는 밝혔지만 독일의 고실업률은 유럽단일통화 전망을 어둡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담에 참석한 각국 재무장관들은 기록적인 독일 실업률이 유럽통화동맹(EMU)에 장애가 될 수없다는 발언들을 했다. 그러나 이날 대부분 유럽각국통화는 달러화에 대해서 하락세를 보여 독일실업률증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이렇게 독일 마르크화의 평가절화와 상대적인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것은 무엇보다 유럽단일통화가 일정대로 추진되기 힘들것이라는 분석에 기초하고 있다. 즉 99년 단일통화를 출범시킬 EMU에 인플레나 유발하는 약체통화를 가입시키지 않겠다는 독일측의 요구로 만들어진 EMU가입기준을 주도국인 독일마저도 충족시킬수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때문이다. 독일의 고실업률은 그동안 EMU가입조건인 국내총생산(GDP)대비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비율인 3%와 60%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회복지예산 절감,예산축소 등 피나는 긴축재정을 추진해온 독일정부의 노력에 찬 물을 끼얹는 것이다. 실제 EU는 단일통화가입과 관련된 최종 자격심사를 내년중 실시할 계획이기 때문에 EMU가입조건의 모든 통계자료는 올해의 각국 경제 성과들을 참조하게 된다. 그동안 EMU의 가입조건을 충족시키는 국가는 EU 16개 회원국중 룩셈부르크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마르크화의 평가절하가 부정적인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연초부터 경제회복을 위한 달러강세 지지입장을 계속 펴왔으며 마르크화 가치하락으로 경쟁력을 얻은 자동차, 화학, 제약업체들의 수익성도 올들어 급격히 개선되고 있다. 이때문에 지난해의 부진한 경제성장(1.2∼1.5%추정)에서 독일경제는 올해 2.1∼2.25% 성장,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달러대비 1.7마르크라는 환율은 인플레를 불러 일으킬수 위험성이 너무 높으며 유럽평균(10.8%)을 훨씬 웃도는 실업률도 올 봄 인금인상협상을 앞둔 독일정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와함께 독일주도의 유럽단일통화도 같이 흔들리고 있다.<온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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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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