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통합을 둘러싼 현대와 LG의 갈등을 수습하기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다.김우중(金宇中) 전경련 회장은 2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손병두 부회장이 오늘 현대와 LG의 구조조정본부장과 회동, 반도체 통합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金회장은 『전경련이 의견을 낼 수는 없고 현대와 LG가 각각 안을 내놓아 차이점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며 『양사가 평가기관인 아서 D 리틀(ADL)사에서 내놓은 세가지 안에 불만이 있으면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연내에 반도체 통합을 위한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지기는 어려우며 협상시한을 상당 기간 연장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金회장은 『앞으로 孫부회장이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내가 나설 수도 있으나 그 방법은 직접 접촉이나 전화통화 등 다양하다』고 밝혀 현대와 LG 그룹총수와의 3자회동 계획이 당분간 없음을 시사했다.
또 LG가 ADL의 평가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ADL이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해놓고 있으니 지켜보자』며 명확한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金회장은 당초 이날 해외출장을 떠날 예정이었으나 청와대와 정부측이 반도체 통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경련이 적극적 중재에 나설 것을 촉구함에 따라 출장계획을 취소하고 전경련으로 출근, 간부들과 대책을 협의했다.
한편 金회장은 내년 경제운영 방향과 관련, 『내년에는 국내경기를 부양하기 보다 우선 빚부터 갚고 세계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며 『성장문제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특히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데 내년 중 기존사업에 대한 확대투자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과거의 소비가 비정상적이었고 지금의 소비수준이 적정하다』며 『업계 입장에서는 내수위축으로 어렵겠지만 이제 제자리를 찾은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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