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별들의 수난시대

총기난사·윤일병 사건 이어 성추행까지 전방 사단장만 3명

윤 일병 사건 보고 누락으로 장성 2명도 징계성 인사

잘 나가던 육사 40기가 수난을 맞았다.


강원도 고성군 임모 병장 총기난사 사건으로 보직해임된 22사단장과 윤 일병 폭행치사 사건의 책임을 진 28사단장이 모두 육군사관학교 40기 졸업생이다. 여기에 여군 하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수도권 모 사단장도 동기생이다. 이들 사단은 하나같이 휴전선을 방어하는 전방사단으로 불과 100일 사이에 전방사단장 3명의 중도 하차도 평시에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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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달아 터진 사건과 사고의 중심에 육사 40기가 휘말린 이유는 일선 지휘관의 꽃이라는 사단장급인 준장·소장에 많이 포진돼 한창 일하는 시기이기 때문. 육사 40기 출신의 한 예비역 대령은 “여군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지만 총기 난사나 폭행 치사 사건은 지휘관으로서도 불가항력인 측면이 있다”며 “생도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선두를 달리던 동기생들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육사 40기의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윤 일병 사건을 보고를 누락하거나 축소했다는 이유로 주의나 징계를 받아 사실상 예편절차를 밟게 된 국방조사본부장과 헌병실장도 육사 40기다. 힘차게 달리던 동기생 장군 5명이 한꺼번에 예봉이 꺾인 것도 전무후무하다.

앞으로 전망도 밝지 않다. 한 기수 선배로 군단장을 처음 배출한 39기가 내년 이후 몇 년 동안 군단장을 순차적으로 맡게 되면 임기를 감안할 때 40기에게 돌아갈 야전 지휘관 자리는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물론 선두주자 몇몇의 경력 관리에 이상이 생겨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남아 있으나 동기생 전체로는 상처를 입은 게 틀림없다.

육사 40기는 남다른 결속력으로 유명하다. 10.26과 12.12 사태 당시에 시험을 치르고 다수의 일반 대학생들이 시위에 나서던 5공 초기에 사관학교를 다녀 동기생간 동질감이 어느 기수보다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임관 뒤 가정을 꾸릴 때 즈음 민주화를 겪고 초임 대위 시절에는 세 기수 선배들까지 누렸던 유신 사무관 임용이라는 선택도 사라져 군문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온 기수가 40기다. 굵직 굵직한 현대사의 변곡을 몸으로 겪으며 달려온 육사 40기는 시련을 맞아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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