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문, 잡지 등 미디어와의 기싸움에서 일단 한 발 물러섰다.
9일(현지시간) 애플은 자사의 앱스토어 내에서만 아이폰ㆍ아이패드용 신문ㆍ잡지의 정기구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던 규정을 철회했다. 지난 2월 애플이 새로 도입했던 신문ㆍ잡지 구독체계는 이용자들이 이들 매체를 한 부씩이 아닌 주ㆍ월ㆍ연 단위로 이어 볼 수 있게 했지만 앱스토어 내에서만 정기구독 신청이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앱스토어 규정상 앱스토어 내에서 판매된 애플리케이션ㆍ콘텐츠 제공자는 수익의 30%를 애플에 떼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새로 바뀐 규정에 따르면 신문ㆍ잡지사는 앞으로 모바일 콘텐츠의 정기구독 신청을 별도 웹사이트 등을 통해서 우회해 받을 수 있다. 우회로를 통해 정기구독 신청이 이뤄질 경우 이들 매체는 애플과 수익을 나눠가질 필요가 없다. 다만 이용자들의 입장에선 앱스토어 내에서 정기구독 신청을 하는 게 더 편리하기 때문에 얼마나 ‘우회로’를 이용할지는 미지수다. 어차피 똑같은 값으로 콘텐츠를 구입하는데 판매가의 몇 %가 해당 미디어기업의 수익으로 돌아갈지 신경 쓸 이유는 없어 보인다. 다만 신문ㆍ잡지사가 할인혜택 등을 제공할 경우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은 왜 관련 규정을 바꿨는지에 대해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AP통신 등은 애플이 해당 규정을 계속 유지할 경우 정부로부터 반독점이나 담합 등을 이유로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올 초에도 소니가 제작한 아이폰용 전자책 애플리케이션의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한 바 있다. 소니의 애플리케이션은 앱 내 결제(In-app purchase)만 가능하고 애플 앱스토어 같은 다른 웹사이트에서의 구매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