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창업] 기고... 지적인 창업의 조건

이경희(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정보 사회로 성큼 다가가면서 「지식」과 관련된 말을 부쩍 많이 듣게 된다. 지식산업, 新지식인, 지식혁명 등등. 여기서 지식이라는 단어는 전문성·합리성·창조성 같은 의미를 담고 있고 있다. 지식의 의미 가운데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게 「정보」다. 정보를 많이 가지면 아무래도 더 창의적이고 더 전문적이며 더 합리적일 확률이 높다. 그런만큼 지식사회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더 높다. 어떤 의미에서 정보는「지식」의 주춧돌이라고 할 수 있다. 지식정보 사회에서는 예비 창업자는 당연히「지적인」 창업을 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지적인 창업의 기본은 풍부하고 확실하며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지적인 창업」을 외면하고 산업시대의 방식으로 사업을 구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산업시대형 창업자는 지연과 학연, 인맥 등 외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결과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준비는 소홀하게 마련이다. 특히 「카더라∼」라는 단편적인 소문에 귀기울이다가 구멍이 숭숭 뚫린 정보를 바탕으로 사업을 구상하고 관습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지적인 창업자는 본인의 적성·인맥·배경 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되 독립적이다. 원하는 결과를 막연히 기대하기 보다는 치밀한 준비와 계획으로 원하는 결과를 유도한다. 특히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초보적인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숨어있는, 진실에 가까운 정보를 수집하고 거기에 「창조」라는 양념을 가미해 사업을 추진한다. 그렇다면 진실에 가까운 정보는 어떻게 수집할까. 정보는 수많은 조각들이 모여서 이뤄지는 모자이크와 같다. 몇 개 단편만으로는 결코 전체를 알 수 없다. 정보량이 많을수록 완성됐을 때의 모습은 더욱 뚜렷해진다. 대중 언론이나 방송에 소개되는 정보는 신속한 게 장점이지만 너무 포괄적이다. 소수의 사람만을 겨냥하는 전문지나 PC통신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조금 더 깊이가 있을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체 담당자가 주는 정보는 일반 대중에게 노출된 정보보다 구체적이지만 아무래도 자신들의 의도가 많이 반영돼 편파적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런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 사업을 구상하는 것은 위험하다. 깊이 있고 진실한 정보를 얻는데 유익한 도구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전화번호부다. 전화번호부에서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업종편을 찾으면 관련 협회나 관련 분야의 제조업체·도매상·중간상, 그 분야에서 오래 종사한 사업자 등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단 한 줄로 기록된 그 전화번호 속에는 창업 준비에서 놓쳐서는 안될 알짜배기 정보가 숨어있다. 앉아서 수집한 정보(SITTING INFORMATION)에 발로 뛰어서 눈으로 확인하는 현장 정보(WALKING INFORMATION)와 관계자를 직접 만나서 듣는 정보(MEETING INFORMATION)가 더해지면 정보의 신뢰성은 한결 더 높아진다. 여기에 각종 통계나 경제연구소 및 전문가의 보고서 등을 참조하면 그 정보는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눈까지 갖게 된다. 이런 정보들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종합해서 사업계획을 세우고 보다 창의적인 방식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 그 것이 바로 지적인 창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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