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연구원장 새해시론] 신묘년, 또 다른 10년을 향해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예년과는 달리 '또 한 해가 왔구나'라는 생각보다는 새로운 10년의 시작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단순히 2011년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 외에도 필자에게는 지난 한 해 많은 국내 기업이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한 해로 기억되기 때문이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이 이처럼 피부와 와 닿는 느낌을 준 해도 흔치 않을 성싶은 지난해였다. 연초부터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중국 광주 아시안게임에서 울려 퍼진 우리 젊은이의 함성과 에너지가 우리 모두에게 기쁨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었다면 3월26일의 천안함 폭침과 11월의 연평도 포격은 많은 국민들에게 슬픔과 좌절을 안겨줬고 우리가 처한 현실을 깨닫게 해줬다. 새 니즈 찾고 비전 구체화 필요 이 와중에도 우리 경제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라는 국가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우리의 국격을 한 단계 높였고 경제 성적표 또한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성과를 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고 교역규모 세계 7위, 인당 소득 2만불 시대에 재 진입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것은 정부ㆍ국민 모두의 노력이 밑거름이 됐지만 무엇보다도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허리띠를 졸라맨 기업들의 내실경영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진가를 발휘한 결과로 여겨진다. 실제로 삼성전자ㆍ현대기아차ㆍ포스코 등 각 분야의 우리 대표기업이 지난 금융위기를 계기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월가를 주름잡던 유수 금융기업들이 금융위기의 쓰나미 속에서 무너진 이후 소니ㆍ도요타 등 세계를 호령하던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우리 기업의 선전이 더욱 눈부시다. 이와 함께 지난 한 해 국내 많은 기업들은 또 다른 10년을 설계하는데 큰 힘을 쏟았다.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분야, 미래 시장을 찾아 나서고 있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 떠오르는 새로운 소비계층의 니즈를 찾고 급속하게 발전하는 정보기술을 활용하는 새로운 경영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소위 미래 10년의 비전을 구체화하고 모든 구성원의 시각과 힘을 모으는 구상과 설계에 전념했던 한 해였다. 주행하는 자전거가 속력을 잃으면 넘어지듯이 지금 우리 기업들이 이룬 성과에 새로운 가속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2011년은 이처럼 지난해 설계했던 향후 10년의 비전을 실천하는 첫해가 되었다. 호시우행으로 악재 뚫어야 그러나 우리가 당면한 경영환경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은 인플레 조짐으로 성장의 속도를 낮추고 있고 미국 시장 또한 완전한 회복력을 기대하기는 무망한 상황이다. 유럽의 재정위기도 여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자원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은 자원확보를 위한 더 많은 대가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국가 간 환율전쟁은 85%에 이르는 무역의존도를 가진 우리 경제에 고단한 항해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연말까지도 우리 모두를 긴장하게 했던 북한으로부터의 부단한 안보위협은 기업경영에 알게 모르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규모가 이제는 이와 같은 파도들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규모가 됐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아무튼 올해는 내외로부터 많은 변화와 도전이 예상된다. 호랑이의 눈으로 변화를 살피고 소의 발걸음으로 우리가 정한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호시우행(虎視牛行)'을 실천하는 신묘년이 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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