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고위급 군사회담을 위한 실무회담 결렬 사실을 ‘공보’ 형식을 빌어 상세하게 설명했다. 공보형식은 지난 10년간 단 한차례만 사용했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도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은 실제 지난해 9월 제3차 조선노동당 대표자회 당시, 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2010년 9월 전원회의에 관한 공보’를 내 관련 사실을 알린바 있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공보형식으로 군 실무회담 결렬사실을 알린 것에 대해 “공보의 성격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북한 내부를 대상으로 자세하게 설명하기 위함인 것 같다”면서 “성명이나 담화처럼 북한의 공식입장을 대외적으로 표명하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은 성명이나 담화, 중앙통신기자와 문답, 비망록, 상보, 기자회견, 보도, 호소문 등 다양한 형식을 사용해 대내외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중 ‘공보’는 지난 10년간 한 차례만 쓸 정도로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공보형식을 빌어 남북 군사 실무회담의 결렬 사실을 자세하게 설명한 것도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해, 결렬의 원인이 남측에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관련 사실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남군사회담 북측대표단 공보’에서 “이번 예비회담은 본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절차나 간단히 협의 확정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예상 외로 무려 이틀 동안에 걸쳐 7차례나 휴회를 거듭하며 시간만 허비하다가 결렬됐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의제설정과 대표단 구성, 회담날짜 등 세 가지 항목으로 나눠 소제목까지 달면서 회담 중 남북 간의 입장 차이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마지막에는 ‘북남대화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는 진의도’라는 소제목으로 ‘남한과 더 이상 상종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자세히 소개했다. 대개 상세한 서술을 꺼리는 북한이 이처럼 장황하게 회담 진행 과정을 설명한 것은 실무회담 결렬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