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4주째 보합세를 이어가는 등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리모델링 수직증축 허용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강남권 단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잠원한신' 아파트다.
13일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이 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는 8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9억2,000만원까지도 오른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초 8억3,000만~8억5,000만원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7,000만원이나 뛴 호가다. 이 지역 유재환 잠원한신공인 대표는 "강남권 최초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로 거론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었다"며 "2·26 대책 발표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최근 다시 오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가격 상승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아파트는 강남권에서 반포동 미도아파트, 개포동 대치·대청아파트와 함께 수직증축을 추진 중인 몇 안되는 단지다. 수직증축이 허용되면서 15층 이상 아파트는 최고 3개층까지 층고를 높여 리모델링 할 수 있다. 전체 가구수의 15%, 기존 84㎡ 이하 주택은 면적을 40%까지 늘릴 수 있다.
잠원한신은 지난 1992년 준공된 540가구 단지로 84㎡ 단일면적으로 구성돼 있다. 수직증축안에 따르면 최대 81가구까지 일반분양 물량이 나올 수 있다. 바로 옆 단지 잠원대림을 재건축한 '래미안 잠원'은 지난해 9월 평균분양가 2,987만원에 99가구를 분양했으며, 청약경쟁률 26대 1의 기록으로 청약을 마감했다..
현재 잠원한신은 리모델링 추진위 단계이며 조합설립 동의서를 걷는 중이다. 이미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율은 넘었으나 차후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리모델링 행위허가 요건인 동의율 80%를 목표로 동의서를 모으고 있다. 행위허가란 리모델링 사업계획을 승인받는 절차로 재건축의 사업시행인가와 비슷하다. 리모델링은 추진위원회 구성, 조합설립, 시공사 선정, 건축심의, 행위허가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르면 연말께 조합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지 길 건너로 신동초·중학교가 있으며 한강시민공원도 지척이다. 지하철 3호선 잠원역까지는 걸어서 5분여 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