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슈퍼 달러'시대… 엇갈린 모습

슈퍼 달러, 웃는 자산가 우는 시중銀

작년부터 분할매수… 환차익 기대… 美 금리인상 전망에 보유 분위기

코스피 하락으로 관련주 뚝뚝… 매각이슈 우리·신한銀 속앓이



원·달러 환율이 장중 1,070원을 넘나드는 '슈퍼 달러' 현상을 보이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달러를 분할 매수해온 자산가들이 웃음 짓고 있다. 반면 우리금융 매각 이슈를 품고 있는 우리은행과 아주캐피탈 동반매도권 행사를 준비 중인 신한은행은 슈퍼 달러 영향에 따른 관련주 급락으로 속병을 앓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미국발 테이퍼링으로 인한 달러 강세를 예측한 뒤 분할 매수해온 자산가들이 최근 반짝 미 달러 환율 상승으로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영훈 하나은행 PB센터 부장은 "미국발 테이퍼링으로 달러 가치 상승이 예측된 시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1,000원 미만으로 떨어질 것 같다는 심리가 생긴 것도 이때였는데 그 언저리에서 자산가들이 달러를 매수했다"면서 "최근 환차익으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달러 매수에 관한 문의 전화가 조금씩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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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가들은 대체로 추가 분할 매수를 신중히 검토하고 올해 남은 하반기에 연이은 달러 상승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박국재 우리은행 PB팀장은 "최근까지 자산가들이 달러 분할 매수를 시도해왔는데 최근 반짝 환율 인상이 이어져 지금은 관망하는 모양새"라면서 미국 금리 인상이 기대되는 만큼 내년께까지 달러를 보유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 달러에 대한 관심이 한껏 고조되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동일 국민은행 PB팀장은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 수요는 꾸준히 있어왔다"면서 "하반기에 달러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예측은 아무도 할 수 없으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슈퍼 달러로 영향으로 인한 코스피 하락으로 우리·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우리은행은 당장 올해 하반기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영권이 걸린 주식은 매각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은 담당 부서에 최근 주가지수 현황판을 설치하는 등 우리금융 주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불과 한 달 전(9월11일)만 해도 종가가 1만4,550원으로 치솟았는데 이날 현재 1만2,750원으로 자사주 매수 청구가격(1만2,422원)에 근접하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주가가 자사주 매수 청구가격 아래로 떨어지게 될 경우 청구권 행사가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리금융 주식 총수의 15% 이상이 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합병계약이 해지되며 주식 총수의 1%만 행사돼도 1,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하다.

아울러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아주캐피탈의 2대주주인 신한은행도 동반매도권 행사를 검토 중인 가운데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 전(9월4일)에는 8,030원을 찍으면서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날 현재 7,290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다만 신한은행은 지난 2005년 6월 말 739만5,000주를 한 주당 5,000원에 사들인 만큼 현재까지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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