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통 인사이드] "좋은 입지 찾아서"… 프랜차이즈업체 상권분석팀

예비 점주에 적절한 입지 소개후 계약 체결이 주된 업무<br>프랜차이즈업체 대부분 수십여명씩 개발팀 직원들 활동<br>입점 예정地배후세대등 2,000여 항목 일일이 현장조사<br>전문가들 "좋은 상권은 고매출 보다 투자 대비 수익이죠"



"창업 성공 절반은 우리 손에"… 전국 샅샅이 훑으며 발품 왜 지하철 역 주변에는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이 많을까. 그 이유는 상권과 업종의 궁합을 맞춰 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창업을 생각하는 이들은 심중팔구 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지를 하고 있다. 이 손이 점 찍어 준 상권이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최소한 실패확률은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창업 성공에서 점주의 역량이 50%를 차지하고 나머지 50%는 상권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창업에서 성공은 점주의 경영방식이나 사업의지 만큼 몫이 좋은 입지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편의점, 베이커리, 커피 전문점 등 기업형 프렌차이즈 업체들이 부동산개발 전담팀을 꾸리고 자체 운영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들은 상권 분석 및 정보 수집을 위해 첩보요원 처럼 전국을 돌아다니며 상권뿐 아니라 경쟁사 점포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를 축적해놓고 있다. ◇상권분석 왜 중요한가= 벤처사무실이 밀집돼 있는 서울 가산디저털단지에 소자본으로 샌드위치 가게를 오픈했던 신모 씨는 1년만에 가게를 접었다. 벤처 직원을 대상으로 간단한 식사거리인 샌드위치 판매가 될 것이라는 확신과는 달리 영업에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신 씨는 "새로운 회사가 들어오고 망해서 나가는 과정이 반복되는 까닭에 단골 고객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오피스 상권이라는 특성만 고려했을 뿐 고객의 지속성과 유동성은 감안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때문에 창업 전문가들은 자본, 아이템, 경영자 마인드, 음식의 맛은 창업의 필요조건일 뿐, 상권의 입지가 성공 창업의 키포인트라고 지적한다. ◇어떻게 분석하나= 때문에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본사에'개발팀'을 두고 있다. 이들이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다. 가맹점이 들어서기 좋은 입지인 '포인트'를 잡아내 임대차계약을 맺고 이후 가맹을 희망하는 예비점주에게 해당 입지를 소개해주고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점포 개설이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이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개발팀도 전국에 산재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편의점업계 개발팀의 규모와 활동성이 도드라진다. 현재 5,300여개의 점포를 보유한 편의점업계 1위 업체 보광훼미리마트는 총 12개의 개발팀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은 강남과 강북을 양분해 2개, 그 이외에 수도권은 인천을 포함해 3개, 나머지는 충청도와 강원도, 경상북도, 부산ㆍ경남, 호남, 제주 등 지자체 행정구역별로 별도의 사무실을 두고 있다. 상권이 조밀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은 팀장을 포함해 10여명이, 지방의 경우 6~7명이 근무하는 등 전국 훼미리마트 개발팀은 총 80~90명에 달한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병원과 경기장 등을 별도 관리하는 특수입지 팀을 포함, 전국에 16개 개발팀을 두고 있다.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등을 운영하는 SPC도 파리바게뜨 47명, 배스킨라빈스 11명, 던킨도너츠 12명 파스쿠찌5명 등 개발팀원만 75명을 두고 있다. 뚜레쥬르, 빕스, 투썸플레이스 등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CJ푸드빌은 25명으로 구성된 개발팀을 운영하고 있다. 각 팀원은 각자 지역을 할당해 담당한다. 개발팀이 상권 정보를 모으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우선하는 것은 바로 현장조사와 인터뷰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베이커리 점포를 입점시키고 싶은 건물이 있다면 건물주를 포함해 세입자, 그 앞을 지나는 행인과 근처 거주자 등 거의 모든 사람에게 소득수준과 소비의향, 예전에는 이 건물에 어떤 점포가 있었는지 등을 세세하게 묻는다"고 말했다. 황성남 세븐일레븐RFC는 "팀원 개개인은 모두 자기가 맡은 지역의 지도를 가지고 있다"며 "지도를 세세히 쪼개 그 안의 배후세대와 특수시설, 음식점과 슈퍼는 몇개 있는지, 심지어 점포 간판 사이즈와 점포 측면길이, 매장면적을 포함해 2,000여가지 항목을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좋은 입지란? =이렇게 모은 정보는 해당 지역 개발팀 사무실로 모아져 팀원이 결정한 입지가 가맹점 오픈에 적절한지를 결정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SPC 관계자는 "팀원이 선택한 포인트는 팀장과 개발임원까지 직접 찾아가 둘러본 뒤에야 비로소 임대계약으로 이어진다"며 "선택기준이 매우 깐깐해 실제로 보고한 입지 중 50% 이상은 이 과정에서 탈락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이 꼽은 창업하기 좋은 상권 기준은 '고매출'이 아닌 '투자 대비 수익'이다. 박태열 GS리테일 점포개발1팀장은 "사실 매출이 높은 점포는 누가 봐도 예상이 가능하다"며 "문제는 그런 곳은 투자비와 고정비용이 높아 안정된 수익을 얻기 힘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주요 편의점 업체에서 전국 매출 상위권에 드는 점포들은 대부분 야구장이나 병원, 코엑스 등의 특수입지에 들어선 매장으로, 일 매출만 800만원에 달하지만 순수익은 오히려 지방 주택가 보다 낮은 경우도 많다. ◇상권과 업종 궁합 =상권은 크게 A, B, C 급 등 3가지로 구분된다. 보통 A급 상권은 역세권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말한다. 이에 속하는 상권은 종로, 홍대, 강남 등이 대표적이다. B급 상권으로는 역세권이나 대학을 낀 상권을 말한다. 고객층은 다양하나 특정 시간 동안 고객을 흡수하는 비율은 어느 상권보다 높다. C급 상권은 골목상권들이다. 대로변이나 역세권이 아닌 골목에 위치해 있는 상권은 여러모로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고정고객이 확보되면 어느 상권보다 안정적인 수익과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상권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창업비용에 대한 부담감과 상권과는 상관없이 매장을 오픈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나오면서 골목상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상권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창업아이템은 따로 있다"며 "성공창업을 하려면 우선은 업종에 맞는 상권을 찾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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