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주물업계 "대기업 납품중단도 각오"

결의대회서 단가 현실화 요구

“이렇게 닫나 저렇게 닫나 문닫는 것은 같습니다. 납품 중단도 각오하고 있습니다.” “2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주물업체 결의대회에 참석한 서홍규 HM금속 대표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수요처 대기업들이 납품가격을 올려주지 않을 경우 실제로 납품을 중단하겠다는 의지가 배어 있었다. HM금속은 자동차에 들어가는 브레이크 유압 실린더를 제조하는 회사다. 올 들어서만 고철 가격이 ㎏당 170원 오르면서 매달 2억5,000만원가량의 원가 부담이 추가로 생겼다. 하지만 대기업 수요처에서는 납품단가를 전혀 올려주지 않고 있다. 그는 “오늘 결의대회에는 주물조합 창립 이래 가장 많은 사장들이 모였다”며 “더 이상은 회사를 운영하기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자재가 급등으로 창업 이래 최악의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150여개 주물업체는 이날 결의대회를 통해 대기업 수요처에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들은 오는 3월7일까지 대기업들이 충분한 납품가격 현실화를 해주지 않을 경우 사업자등록증 반납과 납품 중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납품단가 인하조치 중단 등을 요구하고 스스로도 가격 덤핑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서병문 주물조합 이사장은 “현재도 적자를 보며 납품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더 이상은 안된다”고 못박았다. 이들이 이처럼 결의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올 들어 특히 원자재가는 폭등하고 있는 반면 납품단가는 오르지 않아 제조원가가 납품단가보다 더 비싸졌다는 인식 때문이다. 대표적인 주물용 원자재인 고철 가격은 올 들어 이미 ㎏당 170원 오른 데 이어 3월부터는 다시 50원의 추가 인상이 기다리고 있다. 주물용 선철 가격도 현재 ㎏당 383원으로 지난해 대비 50원(15%) 상승했으며 각종 합금철 가격도 가파르게 움직이고 있다. 허만형 주물조합 전무는 “생산을 할수록 적자가 늘어 업체들은 모두 생산량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며 “납품단가가 오르지 않으면 더 이상 공장 가동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주물업체들이 결의대로 납품 중단에 나설 경우 관련 산업의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들의 납품처는 자동차ㆍ선박 등 다양하다. 당장 자동차만 하더라도 전체 주물업체들이 납품을 중단하면 완성차 생산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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