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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추석 연휴가 끝나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이 시기가 되면 자동차 애호가들은 슬슬 어떤 세그먼트(차급)에서 어떤 브랜드의 차들이 가장 많은 고객들의 선택을 받았는지 궁금해 한다. 서울경제신문은 현대·기아차가 압도적인 강세를 나타내는 국산차와 달리 독일 4강 브랜드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를 중심으로 차급별 베스트셀링카 전망을 알아봤다.
먼저 소형차. 한때 부자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수입차가 국내 시장에서 대중화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이 바로 이 차급이다.
실제로 지난 2004년만 해도 서울에서 1만1,604대에 불과했던 1,500㏄~2,000㏄급 소형·준중형 수입차는 지난해 7만5,187대로 6배 이상 급증했다. 전체 수입차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2.2%에서 36.6%로 높아졌다.
이 같은 판매증가세로 인해 그 동안 주로 준대형이나 대형차에 집중했던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올해 소형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 차급에서도 수입차 회사들 간에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우선 지난 1월 출시된 아우디코리아의 'A3'는 현재까지 864대가 팔렸다. 이 차는 쿠페나 해치백이 대세를 이루던 소형 수입차 시장에 등장한 최초의 소형 세단이다.
A3는 멋스러우면서도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2030 세대를 제대로 공략하면서 올해 판매 목표인 1,000대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역시 BMW코리아의 '118d 어반'이다. 이 차는 지난 2012년 출시 이후 BMW '1시리즈'가 한국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소형 해치백으로 올해 1,912명의 고객들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지난해 8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처음 내놓은 컴팩트 모델인 'A클래스'도 505대를 판매하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품게 했다.
한국의 수입차 고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중형차 부문에서는 더욱 아슬아슬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아직까지 1위 자리는 전통적인 인기 모델인 BMW의 '520d'가 지키고 있다. '강남 쏘나타'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흔히 볼 수 있는 이 차는 현재까지 4,678대가 판매됐으며 그 뒤를 메르세데스벤츠의 'E 220 CDI(4,220대)'가 바짝 뒤쫓고 있다.
또 일본 회사들이 독일 브랜드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렉서스의 중형 세단인 'ES300h'는 2,664대를 팔아 자존심을 지켰다. 이 차는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브랜드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기도 하다.
BMW가 소형과 중형차 부문을 석권한 것과 달리 대형차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여전한 강세를 유지했다.
935대를 판매한 메르세데스벤츠의 'S350 블루텍'은 2위인 BMW의 '730d xdrive(408대)'를 두 배 넘게 따돌렸다. 또 아우디 'A8'의 모든 트림(세부모델) 판매량을 다 합친 것보다도 50대 이상 많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츠가 A클래스와 B클래스를 연이어 출시하는 등 컴팩트카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 고객들은 벤츠를 '프리미엄의 대명사'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경우 폭스바겐코리아의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이 압도적인 1위다.
현재까지 무려 5,536대를 판매한 이 차는 SUV 부문은 물론 수입차 전체에서 베스트셀링카 등극이 유력한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서 티구안을 비롯한 SUV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 고객의 관심도 디자인과 성능보다는 실용성과 연비를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닛산 '쥬크'와 아우디 'Q3'등이 포진한 소형 SUV, BMW 'X3'와 아우디 'Q5'가 있는 중형 SUV, BMW 'X6'와 포르쉐 '카이엔', 폭스바겐 '투아렉'의 대형 SUV 등 사이즈를 가리지 않는 다양한 차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