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핵없는 지구를 향한 거보 '서울 코뮈니케'

핵테러 방지와 평화적 핵사용을 위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27일 핵물질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담은 '서울 코뮈니케(공동선언문)'를 채택하고 폐막했다. 세계 53개국 정상들은 이틀간의 논의를 거쳐 무기급 핵물질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하고 핵과 방사성물질의 불법적인 거래를 차단하기로 합의했다. 미국과 러시아 등 핵물질 다량 보유국들은 추가 감축목표를 제시했으며 우크라이나와 발트해 3국도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HEU)을 보관이 안전한 저농축 우라늄(LEU)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 코뮈니케는 지난 2010년 1차 워싱턴회의에서 주창된 선언적 합의를 각국 정부의 구체적 액션플랜으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핵안보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각국 정부에 핵물질 감축에 따른 분명한 인센티브를 제시함으로써 실질적인 이행약속을 이끌어낸 것은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로써 향후 2년간 전세계 핵물질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하니 글로벌 공조체제에 거는 기대가 전례 없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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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핵물질의 실질적 감축을 담보하는 가이드라인 같은 강제규정이 마련되지 못한 것이나 공급 측면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북한이나 이란 같은 위험국가에 대한 제재방안이 논의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따라서 이번에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데 만족하지 말고 각국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보다 실질적인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논의를 확장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은 이번에 비핵화 논의를 주도함으로써 앞으로 북핵 문제 처리과정에서 국제사회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유리한 발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부는 기회를 살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실질적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국들의 공감대를 넓혀나가야 한다.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 유리하게 조성된 국제여론을 외교적 무기로 삼아 북한을 지속적으로 압박해나가야 할 것이다.

인류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세계는 핵없는 지구다. 서울 코뮈니케가 핵 재앙으로부터 인류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국제협력공조를 다지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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