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창조경제 이끄는 기업] 아모레퍼시픽, 멸종위기 '흰감국' 복원 … 피부 과학 이끌어

업계 최초 연구실 개설 등 화장품 원료 개발에 매진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도

아모레퍼시픽 연구원이 강원도 정선의 한 농장에서 복원된 흰감국을 화장품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매장 아리따움에서 소비자들이 아이오페 에어쿠션 선블록을 직접 얼굴에 발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0년 제2연구동 '미지움(MIZIUM)' 을 준공하면서 세계 최고 화장품 회사를 향한 도약을 시작했다. 미지움은 '아름다움(美)을 추구하는 지혜(智)의 장(um)'이라는 의미와 '미지(未知)의 세계를 개척한다'는 두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철저한 기술과 품질로 고객에게 인정받겠다'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1954년 업계 최초로 연구실을 개설, 1957년부터는 매년 연구원들을 유럽과 일본 등지로 보내 선진기술을 익히도록 했다. '과학과 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세계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창업자 고 서성환 회장의 신념을 그대로 실천한 대목이다.


미지움 등 아모레퍼시픽 소속 기술연구원은 창업 당시부터 원료에 대한 창의적 접근과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신제품을 계속해서 개발해왔다. 1966년 'ABC 인삼크림' 출시를 시작으로 인삼 중심의 한방미용법 연구에 매진해 전통 약용식물의 피부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1997년 한방화장품 '설화수'는 이 같은 연구의 대표적 결과물로 꼽을 수 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2006년 4월 경희대학교 한의대와 협력해 국내 최초의 한방미용연구센터를 설립, 먹고 바르는 '토털 뷰티 케어'를 위한 한방 미용건강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1999년부터 10년간 서울대학병원 피부과와 공동연구를 통해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연구결과가 부족했던 '한국인의 피부 특성 및 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 그 결과를 제품에 응용하는 등 기초 피부과학 연구 투자를 통한 원천 기술 확보에도 주력했다.

피부과학에 대한 아모레퍼시픽의 노력은 '생물 다양성 보존'으로 옮겨가기도 한다. 아모레퍼시픽은 국제 협약에 기반을 두고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여러 연구기관과 협력 동반관계를 구축해 생물 다양성에 관한 조사 및 연구를 진행해 왔다.

고유종 자생식물에 대한 여러 형태의 연구를 진행하고 직접 제품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생물 다양성 보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멸종위기에 처한 식물 '흰감국'을 복원해 화장품 제조에 활용한 경우다. 아모레퍼시픽은 3,000여 종이 넘는 국화 중에서 약용 및 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알려진 감국에 주목했다. 그 중에서도 멸종위기에 있는 토종 흰감국이 일반 노란감국보다 더 뛰어난 미백 효능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기미 관련 유전자 발현 조절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흰감국을 미백 기능성 원료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에 뛰어들었다. 우선 흰감국 복원이 급선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멸종위기에 처한 흰감국을 세계 최초로 복원하기 위해 국야농원과 2010년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2012년 신품종인 '국야설화'와 '국야수율'을 개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아모레퍼시픽의 전통 자연 화장품 브랜드 한율을 통해 흰감국의 미백 성분을 추출해 '고결미백 파우더세럼' 등 관련 제품을 지난 3월 출시하며 피부 과학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토종 희귀 콩을 복원해 연구에 활용한 사례도 아모레퍼시픽의 창조 혁신을 방증하는 한 대목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1년 농업진흥청을 통해 토종 희귀 콩 140여 종을 분양받아 복원 및 증식을 위한 재배를 시작했다.

지난해 9월 강원도 영월군청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강원도 영월군, 강원테크노파크, 지유본초와 '아모레퍼시픽 콩 특화 단지 조성과 토종 희귀콩 복원 및 연구를 통한 기능성 소재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해각서는 영월군 일대에 토종 희귀콩 대량 재배를 위한 뷰티빈 생산 단지 조성, 고품질의 토종 희귀콩을 통한 화장품 원료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주 내용으로 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화장품의 원료가 되는 다양한 식물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깊은 연구가 희귀콩 복원으로 이어진 셈"이라며 "이런 노력은 피부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원료 개발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亞여성 화장시간 확 줄인 '쿠션'

김민정 기자

'3분이면 보습과 자외선차단, 기초 메이크업까지 모두 가능하다'

'쿠션'이라는 생소한 형태의 제품 하나로 국내는 물론 중국 등 아시아 전역 대다수 여성의 화장 시간이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아졌다. 덧바를 때 밀린다는 단점으로 까다롭게만 느껴졌던 수정메이크업 역시 더 이상 번거롭지 않은 일이 됐다.

아모레퍼시픽의 창조 정신이 돋보이는 대표적인 상품이 바로 '쿠션 파운데이션'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용하고 쉽게 휴대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쿠션'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제품을 개발해냈다.

'쿠션'은 선크림과 메이크업 베이스, 파운데이션 등 기초 메이크업 제품을 특수 스펀지 재질에 복합적으로 흡수시켜 팩트형 용기에 담아낸 형태다.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2007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해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중국 등에 특허출원 및 등록을 진행한 독자적인 '다기능 선메이크업' 상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연구진은 덧발라도 가볍고 밀리지 않는 제형인 '흐르지 않는 액체'를 개발해 냈고, 특화 기술인 초미립 분산 기술을 이용해 내용물을 스펀지에 담는 '셀트랩' 기술을 완성시켰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기술로 지난 2012년 대한민국 기술대상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아이오페를 비롯해 아모레퍼시픽의 여러 브랜드를 통해 출시된 쿠션 제품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1,260만개 이상 팔려 나가며 3,25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쿠션 제품의 국내외 시장 누적 판매량은 3,000만개를 돌파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났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