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림 현상에 낮은 현지화 경영.’
정부가 금융기관 해외진출 지원방안을 마련하면서 분석한 현재 우리 금융기관의 해외진출 실태다. 해외진출에 장해가 되는 국내외 제도도 적지않지만 체계화된 진출 전략의 부재가 크다는 것이 정부의 분석이다.
우선 양적으로는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이 부쩍 늘었다. 은행의 경우 해외점포 총 자산이 지난 2002년 254억달러에서 2006년 343억달러로 증가했다. 점포 수도 2004년 108개에서 2006년 113개로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증권ㆍ자산운용사ㆍ보험사 역시 최근 들어 해외에 점포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보면 좋은 성적을 주기 어렵다. 해외진출이 중국ㆍ베트남 등 특정 국가에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우려를 자아낼 정도라는 게 재정경제부의 설명이다. 자금의 조달 및 운용, 고용 등 모든 측면에서 현지화도 매우 낮다.
이와 관련, 권오규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아시아 지역 투자 열풍 속에 중국ㆍ베트남 등 특정 국가에 해외투자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위기 직전인 90년대 중반 종금사를 위시한 우리 금융회사들이 의욕적으로 해외에 진출했지만 큰 손실만 입고 물러났던 뼈 아픈 경험을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쏠림 현상’에 대한 위험성을 제기했다.
또 증권사의 경우 국내 주식매매 중개가 주업무이며 자산운용사는 직접 펀드를 판매하기보다는 국내 모회사의 운용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임승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이 같은 점 때문에 장기적 성장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며 “이는 세부적이고 현실적인 전략 부재가 적잖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