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초대석] 이영탁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내년IPO 마무리, 글로벌거래소 도약"해외거래소와 제휴 확대 亞우위선점 계기상장차익 2,000억이내서 기금출연 논의중中기업 국내증시 상장 내년엔 활발해질것 정리=노희영 기자 nevermind@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대담: 이용택 증권부장 ytlee@sed.co.kr “2006년은 증권선물거래소(KRX)가 세계적인 거래소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년에는 상반기 내로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하고 해외 기업의 상장유치를 성사시키는 것은 물론 해외 거래소와의 제휴도 가속화해 KRX가 글로벌화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이영탁(사진) KRX 이사장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대한 강한 포부와 기대를 내비쳤다. 이 이사장은 “KRX가 IPO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해외 각국 거래소와 외국 기관투자가들이 지분투자 의사를 밝히는 등 많은 관심을 보여 오히려 놀랐다”며 “IPO는 해외 거래소와의 상호 지분투자를 가능하게 하고 제휴를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각국 증권거래소의 통합 움직임에 대응해 아시아권역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힘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특히 “거래소 통합을 위한 IPO는 세계적 추세이며 KRX의 IPO는 중국은 물론 일본보다도 앞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해외 거래소와의 제휴를 확대하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와 전산 시스템 통합 등을 추진해 세계 거래소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KRX의 글로벌화, 국제 위상 강화와 관련해 올해 세계거래소연맹(WFE) 총회에서 이사국으로 선출된 것도 의미가 크다고 보는데요. ▦WFE 이사회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도쿄증권거래소 등 세계 주요 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들이 구성원입니다. 세계 증권선물시장을 둘러싼 급격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거래소 발전을 위한 정책개발 및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매우 중요한 회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주와 아시아ㆍ태평양, 유럽ㆍ아프리카 등 지역별로 5석씩 총 15석으로 구성됩니다. 일본ㆍ홍콩ㆍ중국ㆍ인도가 이미 아시아ㆍ태평양의 5석 중 4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한 석을 놓고 호주ㆍ싱가포르ㆍ대만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습니다. 특히 오세아니아 지역의 대표격인 호주를 제친 것은 의미가 매우 큽니다. 그만큼 KRX의 위상이 커졌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앞으로 2년 임기 동안 세계 주요 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들과의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세계 증시의 최신 정보를 신속하게 입수, 한국 증권선물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제도의 선진화도 도모할 계획입니다. -이미 선진 증권거래소간에는 제휴는 물론 인수합병(M&A)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이에 대응해 KRX가 마련하고 있는 구체적인 글로벌화 전략은 무엇입니까. ▦증권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NYSE와 유로넥스트(Euronext)의 합병이나 미국 나스닥의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지분 인수, 세계 양대 선물거래소인 시카고상업거래소(CM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합병 등 글로벌 시장의 구조개편이 한창입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거래소간 M&A 및 협력은 머지않아 아시아 지역에서도 화두로 등장할 것입니다. KRX도 싱가포르증권거래소와 CME, 유럽선물거래소(Eurex) 등과의 연계거래를 포함한 실질적인 협력사업을 벌이는 등 거래소간 제휴에 선제적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시아에서도 통합 바람이 불면 경쟁력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더욱이 IPO를 통해 해외 거래소와의 지분교환 등 제휴여건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됐으며 도쿄증권거래소와는 전산 시스템 분야 통합 등 다각적인 협력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KRX IPO를 위한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는데 추진일정은 어떻게 돼가는지요. 상장차익 중 공익기금을 어느 정도로 출연해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도 관심사입니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주관회사선정위원회가 우선협상대상기관으로 선정한 대우증권ㆍ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과 지난 11월27일 대표주관 계약을 체결해 현재 기업실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상장이 완료될 것으로 봅니다. KRX의 IPO는 한국ㆍ일본ㆍ중국 거래소 중 가장 먼저 이뤄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내년이 거래소 글로벌화의 원년이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지요. KRX 상장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외국 기업 상장유치 및 국내 자본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장차익의 기금 출연과 관련해서는 거래소 자산은 기본적으로 주주의 사유재산 성격이 있기 때문에 주주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동안 IPO 용역 결과를 근거로 2,000억원 내에서 기금을 출연, 증권선물시장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해왔는데요. 현재 상장추진위원회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결과를 반영해 정부 및 주주와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할 예정입니다. -KRX 글로벌화 전략 중 하나인 해외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습니다. 성과는 언제쯤 나올 것으로 보는지요. ▦현재 국내 증권사와 상장을 위한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중국 기업이 11개에 달합니다. 이중 2개 기업이 중국 정부에 상장신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당초 연내 중국 기업 상장을 유치하려 했지만 중국 정부가 소극적으로 나와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올해 추진했던 사업이 대부분 만족스럽게 성과를 냈는데 이 부분은 유독 아쉽습니다. 우리로서는 조금이라도 더 좋은 기업을 유치하려 하지만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우량기업이 해외에 상장할 경우 이를 ‘국부유출’로 받아들이는 여론 때문에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해외 상장을 승인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KRX의 우선적인 상장유치 대상 기업은 이미 해외 증시에 상장돼 어느 정도 검증된 기업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경우 이미 상장된 증시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어 한국 증시의 상장 계획도 일부 지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기가 다소 미뤄졌을 뿐 중국 기업 상장은 조만간 성사될 것입니다. 내년쯤에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일단 첫 테이프만 끊으면 연이어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증권IT 통합을 둘러싸고 코스콤과의 갈등도 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결방안은 없는지요. ▦KRX 차세대 시스템 구축은 그간 KRX와 코스콤이 유기적으로 협조하며 잘 진행해왔습니다. 다만 최근 시스템 개발과 관련해 외부 선진기술을 채용하는 방법에서 양사 실무자간 의견 불일치 부분이 있어 갈등이 증폭된 것입니다. 저희 쪽에서는 개발 초기에 전문기술력을 보유한 외부 전문업체를 선정해 핵심 프로그램을 KRX와 코스콤 등 3자가 공동 개발한 뒤 이를 바탕으로 본개발을 KRX와 코스콤이 수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코스콤은 자사 인원으로 개발하되 필요하면 외부 업체 인원을 포함하자는 것입니다. 현재 양측이 이 문제를 가지고 진지하게 협의하고 있어 조만간 갈등은 원활히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 한해도 다 저물어가는데 올해 성과를 간략하게 말씀해주십시오.. ▦통합거래소 출범 1년 만에 노사합의를 통해 인사ㆍ보수 및 복지제도 통합을 이루어낸 데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은행 등 합병이 이루어진 금융기관에서 이는 전례 없는 일입니다. 증권거래의 청산ㆍ결제업무 영역 중 KRX는 청산을, 예탁결제원은 결제업무를 담당하기로 개편하고 세계 최고의 모듈화 차세대 시스템(NGTS) 개발에 착수해 글로벌 경쟁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 기반을 완성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신상품 도입도 성공적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 개설한 ELW시장은 1년 만에 거래대금 기준 세계 4위를 자랑합니다. 내년까지 KRX의 IPO와 글로벌화 사업 등 주요 현안들을 잘 마무리해 KRX가 동북아 글로벌 거래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매진할 계획입니다. 약력 ▦47년 경북 영주 출생 ▦69년 서울대 상과대학 졸업 ▦69년 제7회 행정고시 합격 ▦86년 경제기획원 종합기획과장 ▦90년 재무부 증권국장 ▦93년 대통령비서실 재경비서관 ▦97년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99년 KTB네트워크 대표이사 회장 ▦2003년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 ● 亞서 글로벌전략 결실 채권매매시스템 말聯 수출·캄보디아 증시 설립지원 베트남·태국·스리랑카서도 활약 국내증권·IT업체 진출 수월해져 최근 들어 KRX의 글로벌화 전략이 속속 결실을 보고 있다. KRX는 베트남ㆍ인도네시아ㆍ캄보디아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 증권거래소 설립을 지원하는가 하면 증권거래 시스템도 수출하고 있다. 이런 자본시장 인프라 수출은 직접적인 수익창출 외에도 앞으로 국내 증권사나 IT 업체들이 이들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막대한 후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11월 말 KRX가 이뤄낸 두 가지 쾌거가 대표적인 사례. KRX는 말레이시아 채권매매 시스템(KTS) 국제입찰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데 이어 캄보디아 정부와 증시설립 지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채권 시스템 수출은 KRX의 전산 시스템뿐 아니라 KRX에서 운영하는 채권시장의 우수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결과다. 특히 캄보디아에는 증권시장ㆍ감독원ㆍ관련제도ㆍ법규까지 증권시장과 관련된 모든 것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MOU대로 캄보디아에 증권거래소가 설립될 경우 국내 시스템이나 감독체계와 유사해 국내 증권사 등의 진출이 한결 쉬워진다. KRX는 캄보디아 증권거래소 지분의 49%를 갖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영탁 이사장은 "KRX의 시스템 수출은 아시아 국가에 한국의 금융제도와 금융 소프트웨어, 관련 금융상품 등을 수출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RX는 태국증권거래소와도 MOU를 체결, 태국의 증권거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주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에는 국채 전자거래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KRX는 또 싱가포르ㆍ도쿄증권거래소와 각각 해당국에 상장된 상품을 직접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 연계사업에 대해 협의 중이며 현재 파키스탄의 감리 시스템 입찰에도 참여한 상태다. 아시아 자본시장에서 KRX의 활약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앞서 96년에는 베트남과 증권거래소 설립을 위한 기술지원 프로젝트를 체결했다. 당시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일본ㆍ영국ㆍ독일 등이 이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한국 KRX가 단독으로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KRX는 4년여에 걸친 작업을 통해 2000년 베트남 호찌민시에 증권거래소를 설립했고 2005년에는 하노이증권거래소가 개설됐다. KRX가 해외에 처음 진출한 것은 91년. 당시 방글라데시 다카증권거래소 발전을 위한 자문사업을 실시했으며 96년에는 우크라이나 경제부 증권정책에 관한 자문사업에 전문가를 파견했다. 또 2000년에는 스리랑카증시 활성화와 파생상품 개발 지원을 위해 전문가를 보내줬다. KRX는 현재 개발도상국 지원사업에 컨설턴트로 등록돼 각종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 “전직원 국제전문가로” 영어교육 강화 KRX 직원들은 출퇴근하거나 외출할 때 MP3로 외국어를 듣고 다닌다. 이영탁 이사장이 전직원에게 MP3를 나눠주며 틈나는 대로 외국어 공부를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 이사장이 취임 초기부터 강조한 ‘국제전문가 양성론’의 일환이다. KRX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직원들 모두 국제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능력은 필수라는 게 이 이사장의 지론이다. 이 이사장은 직원들이 외국어 실력 향상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도록 싱가포르 연수도 지시했다. 싱가포르 거래소 직원들의 영어실력이 얼마나 뛰어나고 어떻게 국제전문가로 활동하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싱가포르 증권거래소가 한국보다 먼저 거래소를 통합한 만큼 통합 이후의 변화와 혁신을 벤치마킹하고, 해외 거래소간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몸소 체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미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전체 직원의 3분의1가량이 싱가포르 연수를 다녀왔다. 외국어 연수과정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내 집합교육은 물론 외부교육기관 위탁교육 및 사이버 연수과정을 실시해 직원들의 외국어 공부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화상영어과정’을 도입해 미국 현지의 네이티브 스피커와 1대1로 연결, 모니터로 얼굴을 보며 교육을 받도록 했다. 또 직원들의 해외유학을 지원할 때도 자격요건이 되는 영어 TOEFL 점수를 상향 조정하고 유학하는 학교의 랭킹도 높여 영어공부를 위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외국어 성적을 인사관리에도 일부 반영하고 있으며 신입사원 선발요건 중 TOEIC 점수를 900점 이상으로 높였다. 지난 10월 10명을 신입사원을 뽑는 KRX 공개채용에는 같은 날 한국은행ㆍ금융감독원ㆍ산업은행 등이 동시에 신입사원 채용을 실시했는데도 가장 많은 1,100명의 지원자가 몰렸으며 이중 20명 이상이 TOEIC 만점자였다. 입력시간 : 2006/12/10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