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월드컵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하락에 대한 우려감으로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어과거 반도체 업계의 속설이었던 `월드컵 징크스'가 되살아날지 주목되고 있다.
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업계에서 이른바 `월드컵 징크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월드컵 징크스란 바로 반도체 업계가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에는 호황을 구가하는 반면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는 불황을 면치못한다는 속설을 말한다.
이는 반도체 업황이 3∼4년마다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실리콘 사이클(경기순환)'때문에 비롯된 것.
PC나 휴대폰 등 IT제품의 판매가 늘면 반도체 수요가 늘지만 반도체는 대규모장치산업의 특성상 생산량을 확대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때문에 시장에서 반도체 제품의 공급부족 현상이 벌어지면 가격이 급등하고 업계는 호황을 맞지만, 시간이 지나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설비를 확대하고 공급을 늘리면 다시 과잉공급과 가격하락, 불황의 악순환이 재연된다.
실제로 1980년 이후 올림픽이 열렸던 해에는 반도체 산업이 평균 24%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월드컵이 개최된 해에는 평균 성장률이 10%였는데, 이는 1980년이후 반도체 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인 14%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최근에는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지난 3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전날보다 4.96%나 급락하면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도 전날 101조원에서 96조원대로 5조원 가량이 사라져버렸고 하이닉스반도체의 주가도 4.84%나 떨어졌다.
실제로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은 D램익스체인지 현물가 기준으로 작년 1월초만해도 8.58달러였던 1기가 제품이 작년 7월초에는 7.1달러로 하락한 데 이어 지난달중순에는 6.19달러로 떨어졌으며 최근에는 5.11달러로 내려앉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월드컵 개최일이 다가오면서 비관적 전망이확산되자 과거의 징크스가 되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일반적으로 공급 업체들이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 가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관행"이라면서 "제품가격이 하락해도 판매량이 늘고 시장지배력이 커지기 때문에 전망이 반드시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