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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빠르다!"
지난 7일 충남 아산에 있는 락앤락의 공장 및 자동물류센터. 2만개가 넘는 팔레트(palette)에 30m 높이로 가지런히 정렬된 제품들 사이로 크레인이 초당 3.5m 속도로 지나간다.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자 순식간에 팔레트 위 제품은 아래층 컨베이어 벨트로 옮겨져 출고를 기다렸다.
지켜보던 강한용(성균관대 경제학과 3년)씨, 박찬영(동국대 역사교육학과 3년) 씨, 유주연(건국대 경영학과 4년) 씨, 김수연(건국대 산업디자인학과 4년) 씨 등 대학생 탐방단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락앤락에서는 매일 2가지씩 신제품이 나올 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공장 안내를 맡은 박성봉 부장은 "락앤락은 밀폐용기, 주방용품, 여행용품, 욕실용품 등 다양한 품목의 제품을 전 세계로 유통한다"며 "빠르고 정확한 물류및 재고관리시스템은 필수"라며 자동물류센터의 강점을 설명했다.
지난 1978년 남대문 시장에서 국진유통이라는 작은 도매상에서 출발한 락앤락은 지난 1998년 4면결착 밀폐용기를 출시한 뒤 글로벌 주방ㆍ생활용품업체로 급성장했다. 전세계를 6개 지역으로 나눈 글로벌 블록화 경영, 해외에서 먼저 인지도를 쌓아 역으로 국내로 들어온 전략 등 락앤락의 사업전략은 기업 사례연구의 단골 소재다.
성장의 과실은 철저히 직원들에게 돌아갔다. 락앤락의 연봉은 최근 3년간 평균 임금인상률이 10%를 넘어서며 동종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또 어학 및 직무교육비 지원, 자기계발도서 제공, 자녀학자금 지급, 장례지원서비스 등 다양한 복리후생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서울 서초동의 단독주택을 임차해 넓은 실외정원을 갖춘 사내 보육시설 '샛별 어린이집'을 설립했다. 직원들이 육아로 인한 시간적ㆍ경제적 부담을 덜고 일과 육아를 양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회사측의 배려다.
독창적인 경영전략과 기업문화를 접한 탐방단은 여느 때보다도 회사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윤조현 대표도 이런 탐방단에 화답하듯 예정됐던 대화 시간을 한 시간이나 넘길 정도로 소통에 열중했다. 특히 그는 이 자리에서 "락앤락을 홍보하기보다 인생 선배로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며 자신의 성공비결을 전했다.
윤 대표는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은 솔직히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평범하기 때문에 남다른 직업보다 취업의 길을 택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그는 직장에서 성공하고 임원까지 오르려면 "나만의 독특한 무기를 갖추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씨는 직장인으로서 최고의 자리인 대표이사에 오른 그에게 "스스로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그는 초년병 시절 석달 동안 매일 퇴근 후 남아 그동안 선배들이 남겼던 업무파일을 모두 읽으며 스스로 일을 배웠던 경험담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내 분야의 업무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업무에도 관심을 기울였다"며 "생산관리파트라고 생산관리만 알아서는 절대 임원이 될 수 없다"고 조언했다.
또한 도덕성, 투명성이 중요하다는 점도 거듭해 강조했다. 기업에서는 모두가 돈의 흐름과 관련된 곳에 있기 때문에 사심을 채울 수 있는 유혹 속에 놓여 있다는 것. 여기에 흔들리지 않아야 긴 여정에서 소신껏 행동하며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신조다.
아울러 "락앤락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이냐"는 탐방단의 질문에 윤 대표는 "내 자식을 다니게 하고 싶은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잘라 말했다. 어마어마한 자긍심을 가질 정도로 락앤락이 최상의 회사로 우뚝 서야 자녀를 입사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어 그는 "처음에 락앤락에 왔을 때는 (목표의) 25%가 안 된다고 봤지만 이제 50% 정도 왔다"며 발전하는 회사의 모습에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