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문명의 충돌' 새뮤얼 헌팅턴 교수 타계


‘문명의 충돌’이라는 저서로 유명한 미국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사진) 하버드대 교수가 지난 24일 타계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1세. 하버드대는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하버드대학에서 58년간 근무하다가 2007년부터는 강의를 그만둔 헌팅턴 교수가 매사추세츠의 휴양지인 마서즈 빈야드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헌팅턴은 18살에 예일대를 졸업했고 시카고대에서 석사학위를 했으며 하버드대에서 23살 때 박사학위를 받은 후 교수로 활동했다. 그는 하버드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장과 존 올린 전략연구소 소장, 미국 정치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안보기획조정관을 지내기도 했다. 헌팅턴은 생전 미국 정부와 민주주의, 정치발전, 군의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 저서를 단독이나 공동으로 17권 집필했고 9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지난 50년간 미국 정치학 분야의 담론 형성을 주도했다. 정치학자로서 초기에는 군과 민간ㆍ정부 관계, 쿠데타 등에 대한 분석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57년 첫번째 저서도 ‘군인과 정부’였다. 15판이 나왔을 정도로 정치적 영역과 군의 문제를 다룬 역서로 권위를 인정받는 이 책은 지난해 발간 50주년을 맞아 미 육군사관학교 심포지엄의 주제로 채택되기도 했다. 특히 ‘문명의 충돌’이라는 저서에서 그는 냉전 이후의 세계에서 무력충돌은 국가 간 이념의 차이가 아니라 주요 문명 간 문화와 종교적 차이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은 전세계 39개 언어로 번역됐으며 세계를 읽는 새로운 프리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헨리 로소브스키 하버드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헌팅턴은 지난 5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학자였다”라고 평가하고 “그가 펴낸 모든 책이 충격을 줬으며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의 일부가 됐다”고 말했다. 헌팅턴 장례식은 그가 40년간 여름휴가를 보냈던 마서즈 빈야드에서 치러질 예정이며 하버드대는 내년 봄에 추모행사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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